한경연 "국민연금, 투자기업 266개사 5대 주주 이상…경영개입 우려"
[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 10곳 중 4곳은 5대주주 이상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정부의 자본시장법·상법 시행령 통과 시 국민연금의 경영 개입 가능성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주식 의결권을 보유한 716개 국내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은 19개사, 2대주주는 무려 150개사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3대주주(59개사), 4대주주(24개사), 5대주주(14개사)까지 포함하면 총 266개사로 37.1%에 해당한다.
한경연은 국민연금처럼 공적연금이 19개 상장사의 최대주주로 있는 경우는 해외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공적연기금으로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OECD 14개 회원국 중 공적연기금이 최대주주인 경우는 뉴질랜드 1건, 덴마크 6건 정도라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핀란드나 네덜란드는 공적연금이 아닌 공적연금의 지급·운용 등을 담당하는 민간보험사나 운용기관이 최대주주인 경우로서 국민연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한경연은 국내 증권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영향력도 크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9월말 국내주식 투자액 122조3000억원 중 45.5%에 해당하는 55조7000억원을 44개 증권사에 위탁·운용 중이다.
국민연금의 거래 증권사로 선정되기 위해 업계 경쟁이 치열하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나 주주권 행사 향방이 증권사나 기관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연은 개별 상장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배력도 높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법에서 경영권 개입이 가능한 주식보유 비중을 5%로 보는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투자대상 716개사의 38.1%인 273개사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중 보유지분이 10%를 넘는 기업도 80개사로 투자대상 10개사 중 3∼4곳은 국민연금이 보유지분으로 경영권 개입을 시도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한경연은 또 제도적으로도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와 개별 상장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이 10% 넘는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80개사에 달하지만 국민연금의 개별기업 주식보유 한도에 대한 강력한 규제 장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민연금기금운용규정을 보면 개별기업 투자한도를 1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 있지만 내부심의(리스크관리위원회)를 거치면 한도 초과가 가능하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보유지분의 의결권을 별다른 제한 없이 100% 행사할 수 있고 지난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데 이어 이의 행사를 구체화하기 위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도입을 논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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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혁신성장실 유환익 상무는 “국민연금의 기금조성 목적이 국민의 노후 보장에 있는 만큼, 기금의 수익률 제고가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며 “기업에 대한 지나친 경영 간섭은 관치 논란만 불러오고 국민의 노후를 불안하게 하는 만큼, 국민연금 설립 목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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