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영업비밀까지 신용평가에 포함…대기업 거래관행 부당"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 42% "특정 신평사 이용 요구 받았다"
53.6% "해당 요구 부당하다"…추가 비용 발생도 부담
거래 중소기업이 신용평가사 선택하도록 개선 요구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기존에 보유한 신용평가등급확인서가 있더라도 거래 대기업이 특정 신용평가회사의 신용평가서를 요구하면 어쩔 수 없이 새로 발급 받아야 한다. 막상 받아보면 기존 신용평가서와 내용이 동일한데 추가비용만 날리는 셈이다." (경남소재 건설업체 A사 관계자)
"대기업이 지정한 신용평가회사에서 개인금융거래 현황이나 원가정보 같은 영업비밀까지 신용평가에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중소기업이 신용평가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경북 소재 제조업체 B사 관계자)
대기업과 거래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대기업으로부터 특정 신용평가회사 이용 요구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신용평가사 이용 요구를 받은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은 해당 요구가 '부당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중소기업중앙회의 '대·중소기업 거래시 신용평가서 요구관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과 거래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 가운데 특정 신용평가회사 이용 요구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곳은 41.9%에 달했다. 이들 중소기업의 53.6%는 "해당 요구가 부당하다"고 답했다.
부당하다고 인식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이미 발급받은 신용평가서를 인정해 주지 않아 추가 비용 발생'(92.2%)을 압도적인 비중으로 꼽았다. 이어 '타 신용평가사 대비 비싼 발급 수수료'(16.5%), '타 신용평가사 대비 과도한 자료제출 요구'(15.5%) 순으로 답했다.
중소기업들의 연 평균 신용평가서 발급 횟수는 1.9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기업과 거래 중인 중소기업은 2.0건으로,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의 1.2건보다 평균 0.8건 높게 나타났다.
연간 2회 이상 신용평가서 발급시 이유에 대해서도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들은 '거래 상대방이 특정 신용평가사의 신용평가서를 요구해서'(61.8%)를 가장 많이 답했다. 반면,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은 '신용평가서 발급 용도가 달라서'(62.5%)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응답해 차이를 보였다.
중소기업들은 연간 신용평가서 발급 비용으로 56만9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평가서 발급으로 인한 비용·시간·행정 등이 '부담된다'(매우 그렇다+다소 그렇다)는 응답이 54.0%를 넘었다. 특히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의 '부담된다'는 응답이 55.9%로,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의 응답 33.3%보다 높았다.
이번 실태조사는 신용평가서 발급 경험이 있는 전국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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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중기중앙회 상생협력부장은 "일부 대기업이 계약 이행능력 확인 등을 빌미로 특정 신용평가회사 이용을 강요하는 등의 관행을 보여 거래 중소기업의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 발급 신용평가서를 인정해주고, 거래 중소기업이 신용평가사를 선택하도록 하는 등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거래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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