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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생보사]위축 속도 더 가팔라진 생보사...새주인 찾아도 또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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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곳 중 한화생명 제외하고 작년 수입보험료 감소
중소업체는 실적악화 직격탄...대재적인 쇄신 불가피

[위태로운 생보사]위축 속도 더 가팔라진 생보사...새주인 찾아도 또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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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박지환 기자] 삼성생명의 1분기 수입보험료가 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로 떨어졌다. 삼성생명은 회계연도 기준이 바뀐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1분기 수입보험료 4조원대를 기록해왔다. 생명보험사 상위 5곳 가운데 한화생명(1.4% 증가)을 제외하고 모두 지난해보다 수입보험료가 감소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생명보험시장이 성숙기에 들어가면서 성장세 위축은 예견된 일이지만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면서 "경영 효율화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생보사들은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험료가 낮은 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2022년 신(新)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앞서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다. 저축성 보험은 부채로 잡히는데 새 회계기준에서는 이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생보사가 법인대리점(GA)에 의존하면서 수수료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보험사 수입은 줄어드는데 비용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은 생보사 수입보험료가 2022년까지 연평균 1.7%, 신계약보험료는 9.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포화상태인데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여기에 경기 침체로 보험 가입률이 낮아지고 해지 신청까지 늘어나는 등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실적 악화는 중소 생보사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생보사 전체 당기순이익이 2015년 3조6169억원에서 2018년 4조324억원으로 4155억원 늘어난 사이 중소 생보사 21곳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1조4582억원에서 1조3688억원으로 되레 6.13% 줄었다.


중소형 생보사들은 매각 이슈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의 KDB생명 연내 매각이 공론화된 가운데 중국 금융 당국의 동양·ABL생명 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중소형사들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주인을 찾기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자금력을 갖춘 대형사나 은행계 지주사들이 새 회계기준에 대비하기 위한 자본 확충이나 사업 중복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그나마 사모펀드(PEF)들만 주판알을 튕기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사모펀드가 매물로 나온 보험사를 가져간다면 최근 보험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거진 구조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보험사가 같은 업종이 아닌 사모펀드에 넘겨지면 단기간에 다시 매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순조롭게 매각되더라도 구조조정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는 얘기다.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되파는 사모펀드 특성상 인수 대상 기업은 대대적 쇄신 작업이 뒤따를 가능성이 커서다. 최근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한 보험사 관계자는 "회사가 사모펀드에 팔리는 순간 구조조정을 거쳐 비용 감축을 하고, 수익성이 개선될 즈음 다시 팔리는 시나리오가 가장 걱정됐다. 직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 역시 고용 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한금융그룹에 편입된 오렌지라이프가 좋은 예다. 2013년 MBK파트너스는 오렌지라이프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한 후 체질 개선을 이유로 총 인력의 20%에 해당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의 인력이 떠난 것은 인수된 지 7개월여 만이었다. 지난달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롯데손해보험도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보업계에 매물로 나와 있는 중소형사들의 경우 실적이나 향후 업황 면에서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새 주인으로 사모펀드가 가장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다만 이 경우에는 3~4년 동안 수익성을 높여 다시 해당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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