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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北까지 5분”…국산항공기로 24시간 출격대기 ‘8전비’

최종수정 2019.04.07 14:57 기사입력 2019.04.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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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까지 이륙 후 5분…즉각 대응 전력 유지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비상출격 명령. 24시간 대기
"요원들, 대기실을 벗어날 수 없고 식사도 배달로"
국산항공기 FA-50과 KA-1로 영공 방위 임무 수행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 FA-50 전투기들이 대한민국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훈련 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 FA-50 전투기들이 대한민국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훈련 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우리 손으로 만든 우수한 국산 항공기로 조국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공군 제8전투비행단(이하 8전비)은 국산 항공기만으로 운영되는 '국산 비행단'이다. 국방부 출입기자단은 지난 3일 동·북부 영공 방위의 중추 부대인 8전비를 방문했다.


이곳은 지리적으로 휴전선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공군 전략상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약 92㎞ 떨어져 있으며 유사시 전투기가 이륙하면 5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FA-50과 KA-1 등 국산 항공기 만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8전비는 1979년 8월 '제8전술통제비행단'으로 창설돼, 1988년 8월 지금의 '제8전투비행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박창규 제8전투비행단장은 "저희 공군이 국군 핵심 전력이란 생각을 가지고 대한민국 영공을 잘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이 기지에 도착한 뒤 관제탑이 위치한 언덕 위에 서자 길이 약 3㎞에 달하는 광활한 활주로가 한 눈에 들어왔다. 활주로에는 8전비의 핵심 전력인 FA-50이 비행 훈련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FA-50은 수초 만에 활주로 700m 정도를 달리더니 엄청난 소리를 내며 이륙해 금방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 FA-50 전투기가 비행 훈련을 하기 위해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 FA-50 전투기가 비행 훈련을 하기 위해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FA-50 전투기는 T-50 훈련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길이 13.14m, 날개폭 9.45m, 높이 4.94m이며 최대 속도 마하 1.5, 최대 체공시간은 2시간이다. AIM-9 공대공유도탄과 AGM-65G, JDAM, KGGB 등 공대지 유도탄 등을 장착한다.


고속 전술데이터링크(LINK-16)를 갖추고 있어 실시간 전장 정보 공유가 가능하며 레이더경보수신기(RWR)도 탑재돼 생존 능력이 뛰어나다.


이 외에도 레이더 및 열추적 미사일을 따돌릴 수 있는 전자방해책 투발장치(CMDS)와 야간 공격 임무를 가능하게 해주는 야간시각영상체계(NVIS)도 장착돼 있다.


8전비에는 국산 항공기 KA-1도 배치돼 있다. KT-1 훈련기를 공격형 전투기로 개발한 KA-1은 전반적인 공중상황을 통제하는 근접항공지원(CAS) 임무를 맡는다. 야간 해상 침투를 저지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 KA-1 전투기들이 대한민국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훈련 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 KA-1 전투기들이 대한민국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훈련 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길이 10.9m, 날개폭 10.3m, 높이 3.7m이며 최대 속도는 350노트(약 648km/h), 최대 체공시간은 3시간30분이다. 무장으로 12.7㎜ 기관포와 2.75인치 공대지 로켓 등을 운용한다.


8전비에는 FA-50 40여대와 KA-1 20여대를 포함해 총 70여대의 전투기가 배치돼 있다.


FA-50 전투조종사 장현택 대위(32)는 "FA-50 전투기의 최신화된 항전장비 및 데이터링크 능력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장상황을 인식하고 표적을 획득해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항공기는 이·착륙하기 전 관제탑의 지시를 받는다. 성인 남성 한명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계단을 통해 등대 같이 생긴 관제탑에 오르자 활주로와 비행 대기 중인 모든 전투기가 내려다 보였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풍향과 기압, 온도 등 기상 자료와 항공기의 위치를 보여주는 레이더 등이 표시됐다. 군 관계자는 "이곳에선 비행기정보사 등 7~8명이 근무한다"며 이·착륙 허가와 순서 등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전투기의 공대공 훈련은 북한에서 적기가 내려오는 것을 가정해 진행된다. 공군 작전사령부에서 적기의 숫자와 기종, 고도, 위치 등을 알려준 뒤 이곳 관제사들이 레이더로 적기를 포착하면 아군 전투기들이 유리한 기동을 결정해 이륙한다.


공군 8전투비행단 정비요원들이 FA-50 전투기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공군 8전투비행단 정비요원들이 FA-50 전투기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비행 시뮬레이터(Simulator)를 활용해 조종사 훈련도 실시된다. 조종사들은 비행 시뮬레이터에서 비행절차를 숙달하고 악기상과 결함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비정상 상황 대응 훈련을 한다.


공군은 돔 형태의 대형 비행 시뮬레이터와 콕핏(cockpit) 모양의 소형 비행 시뮬레이터를 운영한다. 8전비에 배치된 비행 시뮬레이터 역시 실제 항공기 조종석과 유사한 환경으로 제작돼 조종사들이 실전적인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다.


조종사와 정비사들은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비상대기실에서 교대로 근무하며 평시 적 도발에 대비해 즉각 대응전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서 적의 움직임이 포착되면,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는 전투비행단에 비상출격(스크램블·Scramble)을 명령한다.


군 관계자는 "언제 스크램블이 발령될지 모르기 때문에 조종사와 정비사들은 대기실에서 수시로 작전 준비태세를 점검한다"며 "요원들은 대기실을 벗어날 수 없고 식사도 배달되는 음식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종사는 G-슈트를 비롯한 조종 장구를 착용한 채 대기실에서 밤을 새워야 한다. FA-50의 경우 8분 내에 출격이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조종사들은 화장실 갈 때도 보고하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블랙이글스

블랙이글스


한편 8전비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기지가 위치해 있다. 블랙이글스는 대대장의 지휘 아래 8명의 조종사로 구성되며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B로 연 50회에 달하는 특수비행을 선보인다.


임무 특성 상 공군 조종사 중에서도 엘리트만 선발된다. 비행교육 과정 중 우수한 성적은 물론 많은 경험과 기존 팀원들의 만장일치 찬성을 받을 만큼 팀워크도 갖춰야 한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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