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잠, 다음 날 더 자면 괜찮을까…8만5000명 추적 연구 결과 보니
8만5618명 수면 데이터 분석 결과
수면 제한 뒤 보충 수면 꼭 해야
수면 시간이 부족했던 다음 날 평소보다 1시간가량 더 자는 '회복 수면'이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과 외부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평소 잠을 줄여도 나중에 보충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19일(현지시간) 중국 칭화대 수면 연구자인 샤오위 리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8만 5618명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손목 착용형 가속도계로 측정한 57만 4230일분의 수면 기록을 바탕으로, 수면 부족이 발생한 뒤 다음 날 밤 수면 시간이 늘어나는지와 장기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살폈다.
연구팀은 평균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수면 제한 뒤 회복 수면을 하지 않은 참가자들에게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61.8세였고, 전체 평균 수면 시간은 하루 6.4시간이었다. 연구진은 개인의 평균 수면 시간과 같은 연령·성별 집단의 평균 수면 시간을 바탕으로 '필요 수면 시간'을 추정한 뒤, 이보다 일정 수준 이상 적게 잔 경우를 '수면 제한'으로 분류했다. 수면 제한 뒤 다음 밤에 필요 수면 시간보다 더 오래 잔 경우는 '수면 반동' 또는 '회복 수면'으로 봤다.
분석 결과, 전체 참가자 중 72.1%는 뚜렷한 수면 제한이 없는 규칙적 수면 군이었다. 나머지는 수면 제한 후 회복 수면이 있었는지에 따라 네 집단으로 나뉘었다. 수면 제한은 있었지만, 회복 수면이 없었던 참가자는 9.0%, 수면 제한 뒤 회복 수면을 보인 참가자는 8.5%였다. 더 심한 수면 제한을 겪은 집단도 각각 회복 수면 여부에 따라 구분됐다.
수면 부족한 밤 뒤 '회복 수면'…8년 사망 위험 완화 가능성
연구팀은 평균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수면 제한 뒤 회복 수면을 하지 않은 참가자들에게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평소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들에게서 이 같은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반면 수면 시간이 짧았던 다음 날 추가로 잠을 잔 사람들은 규칙적 수면 군과 비교했을 때 사망 위험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주말에 한꺼번에 잠을 보충하는 이른바 '주말 몰아자기'만 본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 수면 시간이 어떻게 줄고 회복되는지를 분석했다는 점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원본보기 아이콘연구팀은 이 결과가 "수면 부족 뒤 이어지는 회복 수면이 이전의 수면 부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완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참가자 4586명의 가속도계 기반 수면 자료를 이용한 추가 분석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주말에 한꺼번에 잠을 보충하는 이른바 '주말 몰아자기'만 본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 수면 시간이 어떻게 줄고 회복되는지를 분석했다는 점이다. 연구 원문에 따르면 수면 제한은 주중에 더 자주 발생했고, 회복 수면 역시 주말보다 주중에 더 많이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인 만큼 수면 부족이 사망을 직접 유발했다거나, 회복 수면이 사망을 예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논문 역시 "관찰 연구 설계상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없다"고 한계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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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보다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캐나다 오타와대 수면 전문가 장필립 샤푸트 박사는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에 "회복 수면이 급성 수면 부족을 부분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생물학적 개념과 일치한다"면서도, 이를 근거로 주중에 반복적으로 잠을 줄여도 괜찮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 또한 결론에서 "특히 평소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은 수면 제한을 피하고, 불가피하게 잠을 줄인 경우에는 바로 회복 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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