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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보자' 방위비 협정 정식서명 후 나온 美 본심

최종수정 2019.03.10 11:48 기사입력 2019.03.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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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참모들에 주둔비용+50% 공식 언급해
유효기간 1년 협정 사인해 美 압박 가능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서명식'에서 협정문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서명식'에서 협정문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우리 정부가 내년에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분담금 협정에 서명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내년 협상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와 북한간 주한미군 철수 협상 가능성 우려가 쏟아지며 미국이 요구한 1년유효기간의 주한미군주둔협정(SMA) 협약에 합의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미국 정부가 동맹국에 미군 주둔비용 부담을 대폭 증대시키기 위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둔비용+50'(cost plus 50) 공식을 한국과의 차기 협상에서 꺼낼 수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연이어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끌어내기 위해 새로운 요구를 들먹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의 대화중 나온 이 공식은 미군 주둔국에 주둔비용은 물론, '프리미엄'으로 비용의 50%를 더 부담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WP는 이 공식에 대해 눈이 튀어나올(eye-popping) 정도라고 표현했다.

WP는 한국이 이 공식의 한국과의 내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첫 적용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초 우리 정부는 올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정에서 유효기간 5년을 원했지만 결국 미국이 주장한 1년을 받아들였다. 이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WP는 "한국 당국자들은 5년짜리 협정을 선호했지만, 1년만 유효한 것으로 합의됐다"며 "이는 내년에는 한국이 트럼프의 주둔비용+50 요구에 응하라는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미는 올해 우리 정부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지난해대비 8.2% 늘어난 9억2500만달러로 합의했다. WP는 우리 분담금이 주한미군 총비용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의 계산대로라면 내년에 우리 정부에 요구할 금액은 27억5000만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올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 초기 미국이 전년 대비 50% 증액을 요구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이다. 유효기간 1년에 합의한 만큼 한미는 상반기 중으로 내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협상이 끝나자 마다 자시 협상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최근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처음으로 꺼내 들었으며 주둔비용+50 공식이 적용되면 일부 미군 주둔국의 경우 현재 부담금의 5∼6배를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P의 보도까지 이어지며 주둔비용+50 공식이 실존하는 내용이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일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공식 서명하고 다음달 국회비준을 예상하고 있지만 문제는 내년 협상이다. 이와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양측이 서면 합의로 1년을 연장하도록 돼 있다"며 부속조항을 이유로 내년 방위비 분담금이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W에 따르면 주둔비용+50 공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사적인 논의를 하는 자리에서 고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인사들은 "이 공식이 세계적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독일과 일본, 한국을 뒤흔들었으며, 미 관리들은 적어도 1개 국가에 공식 협상에서 이 같은 요구를 언급했다"고 말했다.


WP는 그러나 다른 관계자들을 인용해 비용 분담과 관련한 많은 아이디어가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동맹을 압박하고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전술일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공식적인 제안이나 정책이 아니라, '자국 방어 부담을 더 많이 짊어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동맹국들을 주목시키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최대 과금' 옵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WP는 또한 이 공식에 담긴 '비용'이 미군 기지 운영과 주둔비용 전체를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분을 뜻하는 것인지도 아직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주둔비용+50에 대한 미국 정부내 반감도 적지 않다고 WP는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많은 참모들이 이 공식에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트럼프는 동맹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기를 바라는 것에서는 옳지만, 그들에게 보호비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며 "미군은 용병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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