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방식이 그렇게 다양하면 학생을 선발한 뒤 '기대와 실제의 편차'가 적을 법하다. 편차란 학생이 해당 전공분야에서 수학할 역량이나 준비가 부족한 것을 뜻한다. 학생이 입학한 다음 전공이 자신이 예상한 것과 차이가 큰 경우는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이는 수능에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중 두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르게 하는 제도의 산물이다. 물리Ⅱ와 화학Ⅱ는커녕 물리나 화학 시험조차 치르지 않고도 이공계에 진학할 수 있다. 반대로 수능에서 물리Ⅱ나 화학Ⅱ를 선택해 자신의 적성을 보여주고자 하더라도 여기서 얻은 점수에는 가산점이 주어지지 않는다.
교육부가 이런 편차를 좁히기보다는 오히려 더 넓히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고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부터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없애는 고교 교육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등 20개 과학기술단체는 25일 '교육부의 일방적인 교육과정 개정으로 초ㆍ중등 교육이 무너진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문ㆍ이과 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과학 교육이 축소된다면 이공계 대학 교육이 지금보다 더 발목이 잡힐 것이 분명하다. 그럴 경우 노벨상은 물론 산업 경쟁력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
백우진 국제부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