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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부호 비자금, 美부동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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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하튼 어퍼이스트에 위치한 34층짜리 레지던셜 타워. 이곳 펜트하우스의 시세는 568만달러(약64억2000만원)에 달한다(사진=블룸버그통신제공)

뉴욕 맨하튼 어퍼이스트에 위치한 34층짜리 레지던셜 타워. 이곳 펜트하우스의 시세는 568만달러(약64억2000만원)에 달한다(사진=블룸버그통신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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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최고급 부동산 시장이 러시아 부호들의 비자금 덕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인근의 한 극장에 200여명의 부동산 중개업자와 변호사가 모인 바 있다고 3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임의 주제는 '러시아 부자 모시기'다. 수백만달러나 나가는 맨해튼의 최고급 부동산을 러시아 부호들에게 어떻게 팔 것인지 토론하는 자리였다.

3시간 정도 이어진 모임에서 러시아의 안드레이 바빌로프 전 재무장관이 타임워너센터 인근의 3700만달러(약 418억원)짜리 펜트하우스를 사들인 것, 비료 제조업체 드미트리 로볼로블레프가 뉴욕주와 플로리다주에서 1억8800만달러로 건물을 매입한 사례 등 최근 러시아 부자가 사들인 부동산 내역이 소개됐다.

미 부동산 시장은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고급 부동산 시장은 러시아에서 흘러들어오는 현금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인도·중국 등지에서 흘러드는 돈도 적지 않지만 러시아 부호들이 들고 오는 현금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미 부동산 시장을 탐내는 러시아 부자 대다수가 러시아 국영 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지분을 보유하거나 원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떼돈을 거머쥔 이들이다.

최근 4년 사이 러시아와 옛 소련의 부유층이 미국에서 사들인 주거용 부동산 가치는 총 10억달러를 웃돈다.

러시아 정부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려는 부호들이 미 부동산 시장을 비밀금고로 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840억달러가 자국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5%가 미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부호는 부동산 매입도 모자라 '투자자' 신분으로 미국행을 택하기도 한다. 이들은 최고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고용해 수천만달러나 들여 매입한 주택을 리모델링하기도 한다.

러시아 부호들의 탈주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가속화됐다. 지난 2월 푸틴 총리는 민영화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에 취임하면 부당 축재나 자금 유출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태생으로 맨해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빅토리아 슈타이너는 "푸틴의 재선출로 두려움을 느낀 부자들이 해외 투자 형식으로 미국행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업체인 핼스테드 프로퍼티의 질 슬로에인 중개인은 "러시아인이 큰손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며 "센트럴파크 인근의 한 펜트하우스가 8800만달러에 팔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매입자가 당연히 러시아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리아나의 억만장자는 104명으로 2009년 이래 3배로 늘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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