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과외단속까지 대통령이 나서는 현실 안돼"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김문수 경기지사는 10일 "집이 없어도 대통령한테 책임을 돌리고, 아이들 과외단속 까지 직접 대통령이 나서서 하는 현실이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차명진·김세연 한나라당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안 대토론회'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중앙정부와 국회가 모든 권력을 독점해서 제왕적 대통령을 만들고 국민과 대통령을 불행에 빠뜨려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이어 "특별법의 근간인 시군 통합은 실효성이 약하고, 지방의 문제를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위원회가 재단하는 것은 중앙집권적"이라면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은 부자(富者)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특혜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루 빨리 제왕적 대통령제와 지역 이기주의, 하향식 평준화, 포퓰리즘 같은 병폐를 청산하고 자치와 분권에 입각한 섬김과 나눔의 리더십을 확립해야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혀온 김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주민투표에 근거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도(道)분할이 아닌 광역시도 통합의 필요성 ▲선(先) 지방분권-후(後) 지방행정체제 개편 등을 주장했다.
한편, 차명진 의원은 "특별법은 효과적인 지방분권 체제를 추구하는 우리나라 15년 지방자치 역사에 역행하는 문제투성이 법안"이라며 "그 문제점을 명확히 짚어보기 위해 토론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문수 지사의 기조연설 전문>
이 지방행정체제개편에 대해서는 제가 오늘 특별한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니고, 늘 제가 평소에 드리는 말씀을 다시 드리겠다.
제가 이런 말씀드리면 대권행보를 하려고,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해석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것이 아니다. 제가 늘 평소에 느끼던 점, 보고 있던 점, 말씀드리던 점을 정리, 요약해서 몇 가지 말씀드리는 것이다.
첫째로 지방자치라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나는 바로 우리 이웃 중국, 일본을 보면서 우리 행정체제와 국가리더십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일본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을 읽을 수 없다. 우리 문화, 언어, 경제 등이 중국, 일본의 영향을 받고 있다. 더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밀접한 연관성속에 한반도에서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갈 것이다.
지금 크게 보면 대한민국이 고속도로위에 100km속도로 달리고 있다면, 일본은 50km의 속도밖에 못 내고 있다. 중국은 200km이상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
중국은 우리의 20배의 크기다. 우리 인구가 남북을 합쳐서 7,000만이면 중국은 14억이다. 우리보다 20배 덩치가 2배 이상 속도로 질주하고, 매일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50km속도로 간다. 우리가 일본을 계속 추격한다.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를 이기고, 우리 축구팀이 일본 축구팀을 이기고, 삼성이 소니를 이기는 등 여러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고 능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매일 우리를 따라붙고, 뛰어넘고 있다. 며칠 뒤에 미 캘리포니아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경기도를 방문한다. 이번에 캘리포니아에 고속철도를 건설하려고 하는데 중국의 것을 도입할 확률이 높다.
중국의 허세철도, 창해자기부상열차가 굉장히 뛰어나다. 우리나라도 세계 5, 6위권의 철도강국이다. 그런데 중국과 경쟁하면 밀린다. 일본 신칸센은 비싸서 도입하기 어렵지만, 중국은 값싸게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중국 경제가 어떻게 발전했는가. 공산당은 중앙집권이었다. 그런데 등소평은 기존 공산당과 다르게 홍콩 인접한 도시 선전에 완전한 지방자치권을 줬다. 도시계획, 세금권을 다 주고 외자유치도 알아서 하게 하는 등 경제 특구를 허락해줬다.
이 특구가 광주, 상해, 텐진 등으로 확대되고, 중국 동부 연안지역이 중앙집권적 공산당으로부터 지방분권을 받으면서, 과거에는 지방이 아무리 잘해도 소용이 없던 것이 중앙이 지방의 약점을 보완해 주면서 경제가 탄력적이 됐다. 중국은 공산당 중앙이 통제를 완화하면서 세계적 경제의 흐름속에 놀랄 만큼 발전했다.
지금 세계 500대 기업 중 480여개가 중국에 진출했다. 우리는 283개 기업만이 와있다. 중국은 세계적인 대기업을 반대했었다. 대기업은 인민을 착취한다고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 대한민국보다 더 유치해서 우리의 2배 이상속도로 추격한다.
중국은 지방분권을 통해 유연한 경제체제를 하고 있다.
일본은 너무 잘게 쪼개서 안 되겠다고 해서 47개의 도주제를 10~11개로 개편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둘째로, 우리 역사를 보면 도는 고려 때 처음 생겼다. 995년 고려 성종 14년에 처음 생겼다. 지금부터 1,015년 전에 처음 생겼다.
요즘 국회에서 도를 없애자고 하는데 과연 없앨 수 있는가. 고려가 망해도, 조선이 망해도, 일제식민주의 때도 없어지지 않았다. 공산국가인 북한에도 도가 있다. 대한민국은 물론 있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도를 없애자고 이야기를 한다. 제가 이야기하니 당신이 도지사라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제가 도지사라서가 아니라 도는 이미 1,000년이 넘은 대한민국의 오래된 행정체제다.
서울이 헌법에 없다고 해서 지방으로 옮기려고 하다가 위헌판결을 받았는데 이것도 위헌판결이 날 수도 있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방망이 두들긴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없앨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지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다 없앤다는게 맞는가. 김일성도, 조선총독부도 못 한 것이다.
지금도 이 법에 2013년까지 지속 연구하겠다는데 국민이 어떻게 잘 살 수 있을지 등을 연구해야지, 1,000년이 넘은 도를 없애겠다는 불가능한 연구를 계속 하겠다고 하는가.
이런 연구를 할 동안 도의 공무원들은 마음이 안 잡힌다. 3년 뒤에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일이 손에 잡힐 리가 있는가. 제가 이 말을 여러 번 발표, 성명을 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길 바란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다 불행하셨다. 모두 위대하신 대통령이셨다.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을 세우신 분이다. 식민지를 벗어나서, 양녕대군의 왕손임에도 왕조는 안 된다고 폐지하고, 식민지는 안 된다고 하고, 공산주의는 안 된다고 했다.
당시 미국도 신탁통치, 남북합작 받아들이라고 요청했는데 다 거절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세웠다. 6.25때 공산침략을 막아내신 분이다. 한미동맹체제를 만드신 분이다. 그분이 불행하게도 나중에 학생 187명을 죽이고, 하와이로 쫓겨나셨다. 권력이 너무 강해 불행해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도 육여사님도 마찬가지다. 총에 저격당해 돌아가셨다. 박정희 대통령이 아니면 대한민국이 이렇게 잘 살 수 있었겠는가.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감옥을 갔다 오셨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아들은 감옥에 갔고,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하셨다.
이런 불행한 역사를 왜 가지고 있는가. 대통령께 권한이 너무 집중돼 있다. 국회에 좀 넘겨줘야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고 뽑아놨는데 대통령이 뭐라고 하시나 하는데 더 귀를 세워 걱정 하시는 분들이 많다. 둘째가 언론이 자유로워야 한다. 셋째가 지방자치 분권이다.
대통령과 국회의 분권, 대통령과 언론의 자유, 그 다음에 지방분권이다. 이 3대 분권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행복해질 수 있다. 다들 잘 하셨지만 너무 권력이 커지면 나중에 어려워지실 수 있다. 잘 분권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 보면 주민투표제도가 없어졌다. 저는 경기도지사 당선된 것이 도민 여러분 투표에 의해 당선됐다. 교육감 도의원도 주민들이 직접 투표한다.
그런데 마산, 창원, 진해 통합을 투표도 안 하고 했다. 경기도는 지난 번에 19개 시군이 통합하려 했다. 과천 의왕 안양 군포, 수원 화성 오산, 남양주 구리, 광주 성남 하남, 양주 의정부 동두천 등 전부 통합을 이야기했는데 하나도 된 것이 없다.
시끄럽기만 하고 서로 갈등만 있고, 통합 한다 안 한다 말만 하다가 된 것이 없다.
통합한 곳도 주민투표가 없어서 정당성이 있는가. 적어도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해 찬반 정도는 남겨야 한다.
자기 도시를 합치는데 투표도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상식이다. 이 문제도 이야기 많이 했더니 김 지사 조금 조용히 하라더라. 이런 걸 조용히 하고 있을 수 없다.
통합을 한다면 예를 들어 전라남도와 광주가 통합을 해야 한다. 제 처가가 순천인데 가는 길에 보면 전남도청을 광주에 있던 것을 무안으로 옮겨 잘 했다는 말 하는 사람 본 적이 없다. 광주, 전남도 나눴는데 국민들이 볼땐 다 붙어 있는 도시다.
대전 충남도 나눠서 도청 옮긴다고 하는데 과연 옳은가. 대구에 있는 경북도청도 옮긴다고 한다. 대구와 경북이나 부산, 울산, 경남도 사실 하나다. 너무 나누는 것 보다 합쳐야 한다.
경기도는 중국 광동, 산동, 하북, 요녕성과 자매다. 가보면 중국의 성 하나가 인구가 9,000만이다. 대한민국보다 더 크다. 남북 합친 것보다 크다.
일본처럼 너무 잘게 쪼개다 합치는 것보다 애초에 잘게 자르지 않아야 한다.
결국 광역시와 도는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대통령과 국회, 중앙언론이 국가리더십의 핵심이다. 대한민국을 이끄는 것은 대통령, 국회의원, 중앙언론이다.
지방에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 국민들의 밑바닥 말씀도 귀 기울여 들어주셔야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지방자치가 선진국으로 가는 중요한 수단이고, 틀이다. 너무 지방자치 무시하지 마시고, 지속 강화해야 국민의 행복과 만족이 높아진다고 믿는다.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다시 한 번 살펴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 감사합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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