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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연구는 미래 축산과학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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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 김태헌 박사 기고

최근 과학기술분야에서는 각 분야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타 분야와의 기술 융합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각 분야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를 넓혀 그 분야에 대한 필요성 및 대외 인지도에 대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축산 과학 분야에서도 최근 생명공학기술(BT),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등이 융·복합된 통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유전체 연구 분야는 미래 축산기술 발전의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이미 현장에 도입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0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한우와 젖소고기를 판별할 수 있는 유전자 감식기술이다. 이 기술로 인해 2002년도에 17%에 달하던 둔갑유통비율이 2005년 이후에는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후 2007년에는 한우와 수입쇠고기 판별 기술이 개발돼 수입쇠고기가 한우로 둔갑 유통되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유전체 분석기술의 현장 활용으로 한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유전체 연구가 값싼 수입쇠고기가 우리의 쇠고기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핵심 기술이 된 셈이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유전체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쇠고기 이력 추적제 및 원산지 표시제 도입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가 1조365억원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핵심기술로 개발하고 있는 연구 중 하나는 '육종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유전체 선발 기법이다. '유전체 선발'이란 형질과 연관돼 있는 무수히 많은 유전체 정보에 근거해 개발된 선발기법을 말한다.

한우 보증 씨수소는 당대검정과 후대검정을 통해 유전적으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소를 선발해 결정되고 있다. 400마리의 수송아지에서 당대검정을 통해 40마리의 후보 씨수소를 선발하고, 후대검정을 통해 20두의 보증씨수소를 선발한다. 보증씨수소를 선발하기까지 약 5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한 마리를 선발하는 데 들어가는 전체 비용이 2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캐나다의 최대 정액 수출기관인 씨멕스사와 네덜란드의 최대 가축개량기관인 씨알브이(CRV) 등에서는 홀스타인 젖소의 씨수소를 선발하는데 유전체 선발 기술을 활용한다고 한다. 캐나다 씨멕스사에 따르면 이를 통해 씨수소를 선발하는데 약 2년을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50%정도 절감할 수 있고, 개량 속도는 30%이상 가속화 할 수 있다.

한우 씨수소 선발에 유전체 선발 기법이 적용된다면 현재 보증씨수소를 선발하는 데 5년 반이 걸리는 것을 2년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두당 20억원에서 10억원 이하로 줄일 수 있어 연간 약 200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축산원에서는 이와 같은 유전체 선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 3월에는 한우 유전체 염기서열을 완전하게 해독해 6백만개 이상의 변이를 발굴 한 바 있으며, 이 변이들이 한우의 형질과 어떻게 연관이 돼 있는지에 대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유전체 선발기술은 한우, 돼지에서 연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현장실증이 가능한 가시적인 모델 성과가 3년 이내에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전체 연구가 실험실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축산 현장에 필요한 핵심 신기술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장 김태헌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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