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측 '쟁의금지' 20일 결론…DX부문은 노조 상대로 '교섭중지' 신청
성과급 이견에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 기로
21일 현실화 시 손실 최대 40조 우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 위기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이번 주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삼성전자가 신청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에 대해 파업 예고일 하루 전인 오는 20일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법원은 최근 2차 심문기일을 진행하고 사측이 주장한 파업의 위법성 여부와 노조 측의 반박을 집중 심리했다. 사측은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웨이퍼 변질 방지 및 안전 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들어 가처분 인용의 필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사측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파업 자체를 전면 봉쇄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필수 공정 업무 인력에 해당하는 전체의 약 10% 수준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은 여전히 파업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노조로서는 합법적인 파업의 범위가 좁아지고, 이를 위반해 파업을 강행할 시 업무방해죄 등 형사 책임이나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사법 리스크를 짊어져야 해 파업 동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측과의 공방 외에 노조 내부의 '교섭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조합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지난 15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수원지법에 제출했다. 이 가처분 신청은 노사 협상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DX부문 조합원들이 현재 교섭권을 가진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중심 초기업노조의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으며 교섭 중단을 요구하면서 추진됐다.
삼성전자 노사가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의 기로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는 배경에는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성과급 지급 방식과 미래 투자 재원 확보를 둘러싼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노조 측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경쟁사 수준으로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성과급은 파업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할 경우 사이클(주기) 산업 특성상 향후 도래할 불황에 대비한 연구개발(R&D) 및 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가 불가능해져 회사의 미래 경쟁력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노사 간 대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번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참여 인원과 예상 피해 등 파업 규모 면에서도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이어질 총파업에 최대 5만명 이상의 조합원이 동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DS 부문 임직원 7만8000여명 중 7만4000여명이 포진한 초기업노조가 파업을 주도하고 있어, 생산 라인 차질에 따른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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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은 파업 돌입 시 설비 백업 등을 고려하면 최소 20조원에서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가 수출의 약 35%를 차지하는 반도체 공급망이 훼손될 경우 전체 경제적 손실이 4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노사 모두 막판 물밑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고용노동부 등 정부 당국도 현행법상 최고 수위의 압박 카드인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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