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는 지금이 전성기, 동아시아 끌고 가야.."
[아시아경제 박종서 기자] "지금 우리는 동아시아 문화권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 그 어느 때도 가능하지 않던 일이지요."
스테디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로, 노무현정부의 문화재청 청장으로 잘 알려진 유홍준 명지대학교 교수(61·사진). 그는 7일 휴넷이 주최하고 아시아경제신문이 후원하는 CEO 월례 조찬모임에서 '리더가 알아야 할 한국 미술사'라는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우리나라는 동아시아문화권을 리드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일본은 원죄가 있어서 동아시아 문화를 이끌 수 없으며, 중국은 아직도 한국보다 5년이상 뒤쳐져 있기 때문에 한국에게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이자,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우리 문화가 변화, 발전해 왔는데 그 과정에서 생성,소멸, 발전의 과정을 거치며 몇 번의 피크타임이 있었다"며 "지금이 그 피크타임 선상에 위치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금이 동남아 문화사적 관점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점인 만큼 우리가 얼마만큼 노력하느냐 여부에 따라 현재는 물론 후손에 남길 문화유산의 질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한국 문화를 한반도의 시각에서 벗어나 세계적 관점에서 재조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문화는 문화 중심권인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 왔는데, 이런 사실로 컴플렉스를 갖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불교가 이 땅에 들어와 남긴 찬란한 문화재를 얘기하면, 다 듣고 나서 "불교, 그거 인도것 아냐?'라고 반문하는 식이다. 유 교수는 "불교가 인도에서 왔건 중국에서 왔건 그건 중요치 않다"면서 "어디서 유래했든 이 땅에서 우리 손으로 만들어진 건 모두 우리 문화이며 우리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심부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주변부 문화권의 컨텐츠가 충실해지는 것이라며 '중심'과 '주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예컨대 전 세계적으로 중국과 한국에서만 생산된 청자의 경우 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중국이 90%, 한국이 10% 정도지만, 문화적 가치나 영향력 측면에서 본 한국 청자의 가치는 못해도 3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우리 문화재에 대한 척박한 관심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그는 "한국미술사를 알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에게 권할 수 있는 영어로 된 한국미술사가 한 권도 없는 실정"이라면서 "한글로 된 한국미술사도 두서권에 불과하며, 그나마 일반인들이 배깔고 엎드려서 편하게 읽기 힘든 전문서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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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는 건축, 조각, 회화 등 여러 장르가 있는 만큼 각 장르별 역사서가 있어야 제대로 된 미술사가 나올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처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국미술사를 아직도 갖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자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현재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저서로는 230만부를 넘기고도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비롯 '나의 북한 문화유적답사기' '화인열전' '완당평전' '정직한 관객' '다시 현실과 전통의 지평에서' 등이 있다.
사진 = 송원제 기자 swi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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