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블로그]민심의 레드카드 외면하는 여의도는 갈라파고스?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6.2지방선거가 끝난 지 20여일이 지났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청와대마저도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 발표와는 다른 정반대의 선거결과에 깜작 놀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압축하면 한나라당에는 경고를, 민주당에는 기회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모두 '민심을 하늘처럼 떠받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선거 이후 여의도 정치권 행태를 보면이러한 약속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국민들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집권 이후 계속되는 '한지붕 두가족'이나 다름없는 끝없는 계파갈등에 실망, 따끔한 회초리를 들었다. 한마음으로 국가를 운영해도 어려운 시기에 '친이 vs 친박이라는 계파갈등으로 싸우지 말라는 준엄한 명령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달라진 게 없다.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여전히 으르렁거리고 있다. 또한 선거패배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줄줄이 차기 전대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현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따른 승리라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 월드컵을 예로 들면 상대의 자살골로 승리하고도 내가 잘해서 이겼다는 승리감에 도취돼 있는 듯하다. 분명한 사실은 '민주당이 좋아 표를 던졌다'는 유권자는 2.4%에 불과하고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별 득표율에서도 한나라당에 뒤졌다. 세종시와 4대강 사업, 월드컵 등 메가톤급 이슈에 아직 묻혀있지만 민주당의 주류, 비주류 갈등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최약체 야당이라는 혹평 속에서도 차기 총선을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한창이다.
정치권의 언어는 왜 실천이 따르지 않고 늘 말의 성찬에 그칠까. 여의도는 민심의 바다 위에 떠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다. '싸우지 말라', '반성하라', '소통하고 혁신하라'는 민심의 목소리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던 일본의 IT산업은 1990년대 이후 내수시장을 주력한 결과 세계시장에서 고립되면서 '갈라파고스 경제'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세계시장의 욕구와 표준을 맞추지 못하면 기술과 서비스가 고립되면서 내수시장에서마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몰락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여야 정치권이 계속 민심과의 소통을 거부할 경우 '여의도'는 남아메리카에서 1000km 떨어진 '갈라파고스'처럼 민심의 바다에서 유리된 작은 무인도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최근 조사에서 국회의원은 가장 부패한 직업군으로 꼽혔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정치인도 수입해서 쓰자'는 우스개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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