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道)은 처음부터 있지 않았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맨 처음 한 걸음을 내딛고 하루하루 발걸음을 계속해 없던 길이 새로 생기게 됐다. 이렇게 생긴 길은 새로운 사람, 문화, 물질 등과의 만남, 소통으로 이어져 사회 발전의 토대로 작용했다.
길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자동차는 인류에 이로운 역할을 많이 해 왔지만 한편으로는 그에 따른 손실이나 피해도 크다. 특히 자동차 운행 중에 발생하는 사고는 사고 당사자뿐만 아니라 국가ㆍ사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연간 22만건의 사고로 약 6000명이 사망하고 무려 36만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수는 2.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평균(1.3명)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며 교통안전수준은 OECD 가입국가 29개국 중 27위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예정국으로서 국가 브랜드 제고를 위해 우리 교통환경과 문화 재정비가 시급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정부는 국가교통안전시행계획에 따라 보행자와 대중교통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줄이기' 운동과 음주운전자 처벌강화 등을 통한 도로이용자 행태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동차 운전자 및 보행자의 교통법규 준수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한 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은 그 나라의 교통문화 성숙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교통법규는 도로상의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한 운전자ㆍ보행자 서로간의 약속이며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사고는 이런 약속이 깨지고 상대방과의 소통이 단절돼 발생하는 현상이다.
성숙된 교통문화는 넓은 도로, 교통신호체계 같은 하드웨어의 개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선진국이 될수록 운전자ㆍ보행자의 교통법규 준수 의식이 중요하며 이러한 의식이 사회에 고루 퍼져 있을 때 교통문화가 성숙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정책은 무엇보다도 국민 모두의 교통법규 준수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교통법규준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 어려서부터 체질화되도록 하고 정부에서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교통법규위반자 사면에 대해 재검토가 요구된다.
운수업계에서는 사고위험이 높은 사업용자동차의 블랙박스 장착 등을 통한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등 사회 전반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자동차보험 업계에서는 할인할증제도를 통해 사고자(교통법규위반자)에게는 보험료 할증, 무사고자(교통법규준수자)에게는 보험료 할인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사고예방 및 법규준수의식을 촉진하고 있다. 또 안전장치ㆍ에어백 장착차량에 대한 보험료 할인 등을 통해서도 교통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 최소화를 도모하고 있다. 차량 운행량 감소를 통해 사고 및 환경오염 감소를 유도하기 위해 최근 시행된 승용차요일제 자동차보험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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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문화가 선진화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어느 한 분야만의 개선으로 이루어질 사안은 더더욱 아니라 생각된다. 따라서 교통문화를 개선해야겠다는 사회전반의 의식개혁이 없으면 도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약속을 지킬 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도로상에서 지켜야 할 사회적 약속인 교통법규를 존중하고, 상대방을 배려할수록 도로상의 소통은 원활해지고 우리 사회는 보다 안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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