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6.2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당내 두 '잠룡'의 정치적 위상도 동반 하락했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정몽준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모두 이번 선거 결과로 치명적인 내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선대위원장을 맡아 이번 선거를 총괄한 정 대표는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정 대표는 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선거를 맡은 선대위원장으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처럼 정 대표가 사퇴를 표명한 데에는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초 목표로 삼았던 '서울 수성'은 이뤘다는 점에서 비록 참패는 면했지만, 충청도와 강원도에서 철저하게 한 석도 못 건진 데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청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자리를 내줬다. 특히 텃밭인 경남을 내준 것이 가장 뼈 아프다.


올해 초 세종시 수정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당내 친이(親李)계로부터 '박근혜 대항마'로 추대를 받기도 했던 그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 패배로 당장 이달 말 예정된 당권 도전은 물론 차기 대권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박 전 대표도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유일하게 선거 운동에 나섰던 달성군수 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체 지원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친이계로부 "당이 어려울 때 돕지 않았다"며 향후 권력 쟁탈전에서 공격의 빌미를 줬다는 평가도 받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선거운동에 전면 나섰다면 한나라당 후보가 5% 더 득표했을 것"이라며 "유력 정치인은 중요한 고비 때마다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며 다음 행보에 부담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인 25.1%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 만큼 이번 선거 패배가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와 천안함 사태 등 굵직한 현안마다 거리 두면서 지지층 이탈이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두 정치인의 부침에 따라 당내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이달 말로 예정된 차기 당 대표가 2012년 총선 공천권과 대선 후보 선출 구도에 영향력을 미칠 것임을 감안하면 당권 경쟁에선 '혈전'이 예고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천신만고 끝에 재선에 성공한 만큼 당내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비교적 여유롭게 승리한 김문수 경기지사의 당내 입지가 더욱 확고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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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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