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미분양 상황 간파 못한 방안
수도권 주택공급 속도 조절이 답
정부는 지난달 23일 '주택 미분양 해소 및 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택경기 침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런데 이번 대책의 초점이 주택시장의 상황과 맞지 않는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서울과 수도권의 가격이 3월 초 하락세로 전환됐고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예년보다 적은 거래량을 보이며 위축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지방은 부산과 대전을 중심으로 가격이 회복되고 거래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분양 주택은 경기지역은 증가하고 지방은 11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서는 지방 미분양을 우선매입하고 자금의 여유가 있으면 수도권 미분양까지 확대해 나가겠다고 한다.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극도로 위축돼어 미분양까지 증가하고 있는 수도권이 아닌,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도 차츰 회복되고 있는 지방에 대책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떠나 정책적 판단에 의해 어렵게 마련한 대책이라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비슷한 문제가 보금자리주택 정책에서도 나타난다. 수도권의 과잉공급으로 인해 주택가격은 하락하고 미분양은 늘어나고 있는데도 보금자리주택은 당초 계획한 대로 2012년까지 수도권에서만 연간 15만가구씩 총 6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한다. 저렴한 주택을 공급해 시장을 안정시키고, 민간의 공급 위축에 따른 2~3년 후의 주택공급 부족문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변시세의 50~70% 수준에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가능했던 것은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린벨트 주변의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제 주변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작년부터 일부 아파트는 20~30% 할인해서 팔리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미분양 주택을 50% 이하 수준에서 매입하겠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앞으로 보금자리주택을 30~50%나 싸게 공급할 수 있을까? 여하튼 주택시장이 안정(?)됐다고 하면 보금자리주택공급의 1차 목적도 달성된 것이다.
다음으로 2~3년 이후에 주택공급이 부족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현재 민간이 건설하는 공급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확히 말해 주택건설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시장에 나올 대기 물량은 많다. 김포한강 신도시의 경우 현재 2086가구가 미분양으로 김포시 전체 미분양의 70%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2013년까지 5만9000가구가 김포시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김포시 주택수의 7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주택공급의 비탄력성 때문에 수요가 줄었다고 해서 갑자기 공급을 중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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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 건설사가 확보해 놓은 미착공 프로젝트도 상당이 많다. 시장이 조금만 회복된다고 하면 이 물량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금 민간의 주택공급이 거의 중단된 이유는 그 동안 과잉공급에 따른 자연스런 재고조정 과정에 있는데다 보금자리주택과 가격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경기도에서 미분양 주택은 늘어나고 있는데 지방 미분양 주택을 우선 매입하고 미분양이 늘고 있는 지역 주변에 계속해서 공공의 보금자리주택(분양)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정책도 당분간은 임대주택 위주로 공급하는 등 시장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지금은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할 때가 아니라 공급의 속도를 늦추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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