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수사기관의 통신제한조치 허용 기간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도록 한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조항이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오른다. 통신제한조치란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를 위해 특정인의 송ㆍ수신 우편물 및 전자우편 내역, 통화ㆍ통신 내역 등을 일정 기간 수집하는 작업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윤경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간부 이모씨 등 3명이 "통신제한조치 기간연장 신청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은 현행 통비법 제6조 제7항 속 단서 부분이 헌법에 부합하는지를 가려달라"며 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가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헌법 제18조는 '모든 국민은 통신 비밀을 침해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면서 "이는 사적 영역에 속하는 개인 간 의사소통을 사생활의 일부로 보장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된 통비법 조항은 통신제한조치 연장을 2개월 범위 안에서 계속 허용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이 조항이 통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헌법 이념에 어긋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제한조치 기간은 2개월을 초과하지 못하고, 그 기간 중 목적이 달성됐을 경우 조치를 즉시 종료해야 한다'는 통비법 제6조 제7항에는 '다만 법규상 허가 요건이 존속할 경우 절차에 따라 소명자료를 첨부해 2개월 범위 안에서 기간 연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있으며, 청구 횟수를 제한하는 내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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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씨 등은 지난 2004~2007년 남북 교류를 가장해 통일부로부터 방북 또는 북한주민 접촉 승인을 얻어 금강산ㆍ중국 베이징 등지에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공작원들과 접촉하고 지령을 받아 입국한 뒤 이를 실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수사 당시 수사기관이 14회에 걸쳐 연장된 통신제한조치를 통해 전자우편ㆍ전화녹음 자료 등을 수집해갔는데, 이처럼 제한 없이 조치 기간을 늘리도록 허용한 통비법 조항 단서 부분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 비밀과 통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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