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 '윤리야 놀자'가 國格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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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무 부국장 겸 산업부장]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ㆍ고등학교를 떠올릴 때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목이 바로 윤리이다. 윤리라는 과목에대한 공통점 보다는 먼저 윤리 선생님을 떠올리며 '참, 재미없었다'고 느낀다. 어찌보면 뻔한 얘기를 자꾸 강조하다보니 들으나마나 하다는 선입관에서 그런 것이다. 윤리 과목은 오래전부터 필수 교육이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지침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기업에 있어 윤리란 어떤 것일까. 사실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에 있어 윤리란 이율배반적인 항목이라 할 수 있다.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들의 거짓말을 믿을 소비자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 기업들은 선뜻 윤리라는 말을 내뱉지 못한다. 소비자들 또한 기업에 윤리가 결합되면 거부 반응을 보이기 일쑤이다. 기업에 있어 그만큼 윤리는 넘보기 싫은 영역이었다.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을 터이니 한쪽 눈을 찔끔 감고 차라리 모른척하는게 상책일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나 기업에게 있어 윤리란 묘한 이중성을 띄고 있다. 시쳇말로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게 우리 사회가 윤리를 바라보는 이중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기업에게 터부시 되던 윤리를 일찌감치 10년전부터 발을 디딘 기업인이 있다. 바로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그는 백화점업을 주력으로 하던 신세계에 이율배반적 업종이던 할인점을 가장 먼저 도입해 지금의 신세계이마트를 일군 주역이다. 당시에는 스스로에게 칼을 들이대는 형국이었지만 결과는 백화점과 할인점 모두를 튼실하게 일구는 결실을 맺었다.

그가 또다른 측면에서 발상의 전환을 뛰어 넘어 환골탈태를 거둔게 바로 윤리경영이다.


올해 신세계는 윤리경영을 시작한지 꼭 10년이 됐다. 구 부회장의 신세계 대표 취임이 올해로 10년째이니 대표를 맡자 마자 경영이념으로 윤리경영의 기치를 내걸었던 것. 당시 백화점은 겉보기에 세련되고 화려했지만 그 뒤안길에는 입점을 위한 금품 향응과 바이어들이 협력업체를 쥐어짜는 게 다반사였다. 그만큼 유통산업은 윤리와는 거리를 좁힐래야 좁힐 수 없는 속성을 갖고 있었다. 윤리의 복마전이었던 것. 어느정도 투명성이 확보된 상황에서 윤리경영을 표방하는게 옳을터인데 그는 과감하게 모험을 했다. '나를 버리지 않으면 죽는다'는 각오로 스스로의 정곡을 찌른 것.


이마트와 윤리경영은 그만큼 같은 탄생 배경을 지닌다. 물론 그 중심에 구학서라는 인물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의 윤리경영은 지금 친환경과 상생경영으로 그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항상 책을 가까이 하는 그는 요즘도 임직원들에게 책을 추천하고 선물하는게 일상사다. 더구나 60세가된 계열사 CEO들에게 선물해준 책을 읽게끔 강요(?)도 한다. 부도덕한 임직원 한 사람의 실수가 기업 신뢰를 하루 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은 윤리경영 시작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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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국내 할인점 1위를 넘어 지금 중국시장 공략 등 글로벌 무대로 진군 중이다. 단순히 사업적 확충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CEO들을 대거 동행해서 창조적 발상을 배우도록 함평군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른바 창조경영의 문화를 다지기 위한 것이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국격(國格)을 높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국격을 높인다며 화려한 포장만 계속 더해지는 양상이다. 격(格)은 자기 스스로에대한 인정과 부정의 과정을 겪어야 달라진다. 백화점의 겉모양만 계속 화려하게 했으면 지금의 신세계이마트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과 상통한다. 국격은 본(本)을 바로 잡는데서 시작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구 부회장의 윤리경영 특강을 듣는 것부터 국격 높이기를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도 대한민국 정치권은 윤리의 복마전이라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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