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와 신호등 - 이것만은 뽑고 바로잡자
<2> 제각각 휴대폰 자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휴대폰 4750만대 시대. 그것도 모자라 풀터치폰, 스마트폰으로 속속 진화하고 있다.휴대폰 사용자들은 불편하다.문자 입력이 휴대폰 제조사들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휴대폰 문자입력방식은 삼성전자는 '천지인' 을 쓰고, LG전자는 '나랏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천지인은 'ㅣ(이)','ㆍ(아래아)', 'ㅡ(으)'의 세개의 모음으로 모든 모음을 조합해서 만드는 방식이며, 나랏글은 자음과 모음에 변형을 가해 글자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팬택도 고유의 문자입력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9월 현재 시장점유율은 천지인이 55%, 나랏글 28%, 팬택과 노키아 등이 모두 합쳐17%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풀터치폰을 출시하면서 천지인에 모아키 기능을 추가해 입력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모아키는 가운데 모음을 기준으로 4개의 대각선 밖으로 드래그(끌기)를 하면 아, 어, 오, 우가 된다.

휴대폰 사용자들은 고가의 휴대폰을 살 때마다 입력방식을 익히느라 진땀을 적지 않게 흘려야 한다. 휴대폰 입력방식이 통일된다면 하지 않을 고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기술표준원이 지난달 전국 19∼60세 남여 7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라 기종별 문자입력방식차이로 "불편을 경험했다"는 응답비율은 68.4%로 "없다"(26.9%)에 비해 3배 가량 많았다.


또 휴대폰 사용자들의 모임인 세티즌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글 입력 자판 표준화"에 대해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 24일 현재 찬성이 78%(1371표)로 반대 22%(394표)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그동안 시장선점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설비와 마케팅에 투입했고, 문자입력방식은 제조사 고유의 UI(유저인터페이스)이자 브랜드로 특허문제가 걸려있다는 등의 이유로 입력방식 표준화 혹은 통합에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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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가 국민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50개 과제를 선정하면서 문자입력 문제를 개선과제에 포함시켜 메스를 들이댈 태세다. 남인석 표준원장은 "휴대폰 문자입력방식은 업계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국민생활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표준화 작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밝혔다. 표준원 관계자도 "향후 시장의 대세가 될 스마트폰에서도 입력방식이 제각각이라면 소비자들의 혼선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면서 "풀터치폰, 스마트폰의 경우 소프트웨어만 바꾸면 입력방식을 자유롭게 호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한글 입력 방식 표준화 작업은 이용자 편의 증진과 IT 디바이스 활성화 측면을 고려할 때, 제조사의 반대를 이유로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방통위도 표준화 작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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