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정부가 13일 경제자유구역을 대폭 정비하는 내용의 '경제자유구역 추진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은 짧은 시기에 많은 구역이 선정되면서 차별성 없는 중복투자가 이뤄지고, 외국인 투자유치 등을 위한 체계도 미비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특히 정치적 논리에 따라 구역이 과대·과다 지정되거나 부적합 지역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어 지금 손을 대지 않으면 두고두고 국가적 부담이 될 것이란 게 정부의 판단이다.

◆"경제자유구역 지정만 해뒀다"

경제자유구역은 2003년에 지정된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과 지난해 지정된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등 모두 6곳이다. 이들 구역에는 총 65조9362억원이 투입돼 2020~2030년까지 모두 조성된다.


하지만 그린벨트, 문화재지역, 사유지 등 개발에 부적합하거나 곤란한 지역이 총 지정면적의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총면적의 33%(184㎢)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경제적 논리'가 아니라 '정치적 논리'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들 구역은 '물류·첨단산업을 육성하고 관광·레저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계획을 대부분 세우고 있어 개발전략의 차별성도 거의 없다. 6개 구역 95개 지구의 핵심 개발전략을 보면 물류(17개), 첨단산업(22개), 관광레저(11개) 산업에 50개(53%) 지구가 편중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리적 위치나 면적규모, 구역수 등에 대한 지정요건 없이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됨에 따라 체계적인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업기간과 토지이용계획 등 개발·실시계획이 자주 바뀌어 사업이 늦어지는 것은 물론 당초 지정목적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민간사업자 주도로 개발되는 인천, 부산·진해, 광양 일부지구의 경우 수익성이 좋은 주거·상업용지로 개발되는 등 지역개발사업을 변질되기도 했다.


이들 3개 구역 74개 사업중 18개는 사업기간이 5~10년으로 연장되는 등 6개 구역의 사업계획이 169회나 바뀌었고, 30개 사업의 토지이용계획이 변경됐다.


◆외국인투자 체제도 중구난방

정부는 그동안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끊임없이 추진해왔지만, 실제 외국인들이 투자상담을 해왔을 때 지원체계가 정비되지 않아 혼돈을 겪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6개 구역청의 해외 투자유치 홍보활동은 342건에 이르지만, 구역청간 합동홍보활동은 4%(12건)에 불과했다.


경제자유구역내 18개 지구에서 '외국인투자지역', '자유무역지역'이 병행 운영되고 있어 일관된 법적용도 곤란하다. 외국인투자촉진법, 산업입지개발법 등 7개 법률이 각각 적용되고 관리감독 기관도 다르다.


외국인을 위한 교육·의료 등 기반시설이 모자란 것도 문제점이다.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상 설립되는 외국교육기관의 설립자격과 승인절차가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외국인학교에 비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더불어 외국의료기관 개설근거와 허가요건 등에 대한 구체적 요건·절차, 특례적용 등 추가적인 규제완화가 미흡해 외국의료기관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주택분양 실적이 저조하고, 미분양세대를 내국인용으로 전환해 투자 본격화 시점에 외국인들이 집을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번에 개선하기로 했다.

AD

이밖에 시·도지사가 경제자유구역청을 설치하고 청장을 임명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예속돼 독립적인 사업추진이 어렵다.


경제자유구역청 직원 933명 가운데 86%(802명)가 2년 미만 단기파견 지방공무원으로 업무연속성, 조직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도 경제자유구역 조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