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명태가 '금'태가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어류 조개분야에선 명태 값이 무려 41.9%나 급상승했다. 고등어 값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정도 낮아진 것과 비교하면 금태라고 칭할 만큼 급등세다.

사실 명태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데는 우리 인근해역에서 더 이상 명태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요 어장인 동해에서 명태 어획량이 사라진 것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바닷물의 온도 상승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산업화의 부작용이 서민 먹을거리마저 빼앗아가는 현실이다.


동해의 명태 어획량은 1980년대 연간 10만 톤에 달했지만 1990년대 들어 1만 톤 수준으로 급감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명태는 북태평양 러시아 베링해에서 원양 어선이 잡아온 것이거나 일본에서 수입한 것들이다.

하지만 러시아에 의존만 하기엔 수급조절에 무리가 있다. 러시아와 매년 명태 쿼터에 대해 협상을 하지만 해마다 러시아의 요구조건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도 명태 양식에 본격적으로 나설 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최근 명태 종묘 생산을 통해 동해에서 사라진 명태 자원 회복에 나섰다. 명태를 포획한 뒤 채란과 수정을 거쳐 치어를 만드는 과정인 종묘 생산 기술이 국내에는 아직 없다.


'명태 살리기'에 나선 연구소는 명태 종묘 생산에 성공한 일본 홋카이도 대학 연구소에 연구원을 파견하는가 하면, 명태 전문연구기관인 러시아연구소 전문가들을 초청해 종묘 생산 기술을 배우고 있다.


우선 치어 생산의 첫 걸음인 어미 명태 확보를 위해서 명태 회유 시기인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명태를 산 채로 잡아오는 어민들에게 시세의 10배를 쳐주기로 했다.


연구소 측은 온난화로 동해 표층의 수온이 상승했지만 저층 수온은 오히려 내려갔기 때문에 해저 300m 안팎에 사는 심해 어종인 명태가 서식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 서민 속에 자리 잡은 명태란 이름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유원의 '임하필기'에서 다음과 같이 전한다.


명태는 조선 인조 때 함경도 관찰사가 명천군에 초도순시를 했을 때 반찬으로 내놓은 생선이 담백하고 맛이 좋기에 이름을 물었더니, 명천에 사는 태씨 성의 어부가 처음으로 잡아온 고기라는 주민들의 말들 듣고 명천의 명자와 태씨 성을 따 명태라고 이름을 지어졌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명태만큼 다양한 호칭을 가진 어류도 없다. 조선 후기의 문언들인 '송남잡지'를 보면, 기본적으로 갓 잡아 싱싱한 것은 생태, 또는 선태, 얼린 것은 동태, 말린 것은 북어 또는 건태라고 한다.


겨울철에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수없이 녹았다 하면서 노릇노릇 말려진 것은 황태, 말릴 때 일교차가 심해서 하얗게 되면 백태, 기온변화가 적어서 검게 되면 흑태 또는 먹태라고 부른다.


봄에 잡은 것은 춘태, 산란을 해 살이 빠진 명태는 꺾태, 그물로 잡은 것은 망태(網太), 낚시로 잡은 것은 낚시태, 그 밖에 은어바지, 애기태, 막물태, 섣달바지, 대덕북어 등 지역이나 잡히는 시기, 잡는 방법 등에 따라 많은 별칭을 가졌다.


내장을 꺼내지 않고 통째로 말린 것은 통태,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은 짝태, 꾸덕뚜덕하게 반건조 상태로 말린 것은 코다리, 잘못 말려 속이 붉고 딱딱해진 것은 골태 또는 깡태, 귀해서 비싸지면 금태라고 했다. 명태 이름을 헤아리자면 끝이 없다.


명태는 보통 강원도 확태 덕장에서 12월부터 통나무로 덕장을 만들고 다음해 4월까지 말린다.


밤 기원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야 하며 낮에는 겉만 약간 녹고 밤이면 꽁꽁 얼기를 약 20회 이상 반복해야만 질이 좋은 명태가 된다고 한다.


눈과 추위 속에서 3개월 이상 건조와 숙성을 해야만 통통하고 껍질이 붉은 황색을 띄고 윤기가 나며 육질이 부드러운 최고의 황태가 탄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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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는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고 단백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간 기능 강화와 신진대사 활성화는 물론 머리를 맑게 해준다고 한다.


특히 명태해장국은 수귀를 말끔히 해결해주는 최고의 건강식품이다. 또한 명태기름을 참기름과 같이 섞은 다음 코 속에 부스럼이 나서 아프고 불편할 때 바르면 낫는다는 민간요법도 전해지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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