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외채 수준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외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한국 기업들은 최근 달러화 표시 채권의 발행에 뛰어들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한국석유공사와 기업은행 등이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향후 9개월간 최대 200억달러 정도가 발행, 조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다수는 채무를 갚기 위해 다시 자금을 빌리는 차환대출이지만, 자금시장 상황이 악화된만큼 비용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만약 한국 기업들이 이같은 수준의 자금조달에 성공한다면 외채 조달은 지난해 105억달러 수준의 2배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자금조달 비용보다 외채발행에 따른 부담도 높아진다.
사실 이번 발행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국제 자본시장에서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는 시험무대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성공할 경우 대량의 달러가 국내에 들어오게 돼 더 많은 외국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한국의 자산을 자신들의 쇼핑리스트에 올려놓을 전망이다.
그렇게 될 경우 한국은 외환위기 잠재위험 국가라는 지겨운 수식어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침체하고 있는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입장표명과 국제통화 스왑 계약 등을 고려한다면 한국은 외채를 갚기 위한 충분한 양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는 잦아들지 않으면서 최근 한국 원화는 11년래 최고치로 치솟았고 한국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왑의 스프레드도 정크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까지의 해외 자금 조달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다.
비용은 높았지만 포스코가 5년 만기 외화 채권 7억달러 조달에 성공한 데 이어, SK텔레콤도 3억3250달러의 5년만기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 외화 빚을 갚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정식 테스트의 시작은 은행들의 외채발행이 본격화되는 지금부터라 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빠르면 다음주부터 3년 만기 외채 5억달러 규모를 조달하려 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하나은행이 발행할 예정인 정부 보증채에 대해 지급보증 대상 제한을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A)보다 한 단계 낮은 'A-'를 부여, 조달 비용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채권은 한국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줄 예정이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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