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2차 긴급관계장관회의 후 대국민 성명 발표
국무조정실장·노동·산업 장관 동석

정부가 총파업 예고일을 나흘 앞둔 삼성전자 노사를 향해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접고 대화와 타협으로 위기를 해결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하루 최대 1조 원, 공정 마비 시 최대 100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국이 우려된다며, 파업 시 국가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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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이 동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 관계 관련 긴급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성명 발표에 앞서 오전 중 제2차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파업이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과 대응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하루 1조 원 직접 손실…웨이퍼 폐기 시 피해 최대 100조 원 우려"

김 총리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엄중한 위기'로 규정하며 파업이 가져올 천문학적인 경제적 타격을 경고했다. 김 총리는 "수백 개의 초정밀 공정을 연속 수행해야 하는 반도체 라인의 특성상 잠시라도 가동이 멈추면 공정 내 제품을 전량 폐기해야 한다"며 "단 하루만 공장이 정지되어도 최대 1조 원의 직접 손실이 나고, 웨이퍼 폐기까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최대 1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번 멈춘 라인을 재가동하고 안정화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수출의 22.8%, 전체 시가총액의 26%를 책임지는 경제의 핵심 축이다. 김 총리는 "12만 명의 임직원과 1700여 개 협력사가 얽혀 있는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은 수출 감소와 금융시장 불안, 고용 악화로 이어져 국민 경제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초 HBM4 양산 등 골든타임…내부 갈등으로 주도권 뺏길 순 없어"

정부는 특히 지금이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의 승패를 가를 절체절명의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양산에 성공했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잇따라 계약을 따내며 흑자 전환의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한 상태다.

김 총리는 "이제 막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해 국가 경제 반등을 이끌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이 필사적인 투자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가 내부 갈등으로 멈춰 서면 어렵게 확보한 전략적 우위를 경쟁국에 통째로 내주게 된다"고 경고했다. 한 번 잃어버린 시장 지배력은 다시는 회복하기 어렵다는 호소다.

18일 사후 조정 합의 환영… "파업 강행 시 긴급조정 등 모든 수단 강구"

다만 정부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조와 경영진을 연달아 직접 만나 설득한 끝에, 노사가 오는 18일 교섭(중노위 사후 조정)을 재개하기로 전격 합의한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 총리는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노사 모두에게 이 자리를 가볍게 여기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했다. 노조에는 파업 고집 대신 타협을, 사측에는 노조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성장은 중앙·지방정부의 파격적인 세제 지원과 국민적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의 성과'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상생 해법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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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끝까지 노사 대화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끝내 파업이 현실화해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법적 단행까지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김 총리는 "만약 파업으로 국민 경제 보호가 위태로워진다면,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을 포함해 법이 허용하는 가능한 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성명을 마무리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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