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조선협력 '동시 가동'…한미 산업협력 실행 국면 진입
정부 실무단 방미…'1호 프로젝트' 발굴 착수
'마스가'도 본격화…필리조선소 인허가 단축 요청
트럼프 ‘파병 압박’ 협상 변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이 지난 1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정부가 대미 투자와 조선 협력을 동시에 가동하며 한미 산업 협력이 선언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 실무단이 미국을 방문해 대규모 투자 이행 협의에 착수한 가운데, 별도로 미국 주정부와 조선 협력 확대를 위한 현지 지원까지 공식 요청하며 협력 범위를 구체화하고 있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이 이끄는 실무단이 최근 미국 워싱턴을 찾아 미 상무부 등과 투자 이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방미는 한미 간 합의된 3500억달러 규모 투자 구상을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첫 실무 협상으로, 그동안 총액 중심으로 제시됐던 투자 계획을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전환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논의의 초점은 '1호 프로젝트' 선정과 사업 설계에 맞춰져 있다. 정부는 에너지, 원전, 반도체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후보를 압축하고, 사업별 수익성과 법적 리스크를 동시에 검토하는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투자 방식과 재원 조달, 위험 분담 체계를 구체화해 민간 참여가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특히 이번 협상이 정치적 판단이 아닌 '상업적 합리성'을 기반으로 추진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투자 규모 자체보다 개별 사업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우선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협력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전담 조직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는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을 위한 설립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대미 투자를 집행·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되며, 자본금 2조원을 기반으로 전략투자기금을 조성해 투자·출자·보증 등을 수행한다.
이와 동시에 조선 분야에서는 별도의 협력 채널도 빠르게 가동되고 있다.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이날 서울에서 릭 사이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경제개발부 장관과 만나 조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현지 투자 여건 개선을 위한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가 위치한 지역으로, 한미 조선 협력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 실장은 필리조선소 확장과 관련해 인허가 등 행정 절차 단축과 교통·전력 등 기반시설의 선제적 구축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주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또 미국 해양행동계획에 따른 해양번영특구에 필리 지역을 포함해 줄 것과 함께, 높은 인건비 구조를 고려한 인센티브 제공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조선 기자재에 대한 관세 예외 적용 검토를 요청하며 현지 건조 비용 부담 완화도 주문했다.
정부는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와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조선소는 향후 부지 확장과 자동화 설비 확충을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1.5척 수준에서 10척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조선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인력 양성과 기자재 공급망까지 연계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역량 확대와 인력 양성, 공급망 강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이라며 "조선 기자재 수출 지원 사업과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연계하고, 현지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산업 인공지능 전환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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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것은 최근 중동 사태 대응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압박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등 주요 국가가 직접적인 파병에는 선을 긋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내부에선 동맹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배신감'까지 거론되며, 향후 관세 등 통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간 투자와 조선·에너지 협력 확대가 갈등을 완충하기 위한 대응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지 여부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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