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수출' 아리바이오 "임상 3상 자체 보강해 FDA 허가 만전"
환자 2배 확대·검증 강화로 데이터 신뢰성 확보"
"통계분석법까지 FDA와 합의 마쳐"
"PDE5 기전 신약 시장, 경쟁사 참여로 확대 기대"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AR1001'을 개발 중인 아리바이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위해 임상 3상 환자 규모를 두 배 가까이 자체 확대하고 바이오마커 검증 방식도 보강했다고 밝혔다. 임상 비용을 늘리더라도 데이터 신뢰성을 높여 단일 임상 3상만으로 미국과 유럽 허가를 동시에 받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8일 서울 영등포구 패어몬트 앰베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리바이오 임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선호 미국지사장, 이병건 고문, 정재준 회장(대표이사), 성수현 대표이사. 박정연 기자
최근 중국 푸싱제약과 최대 7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아리바이오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패어몬트 앰베서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 'POLARIS-AD' 진행 상황과 허가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아리바이오 임원들은 3분기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도출을 앞두고 "향후 허가 과정에서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김선호 아리바이오 미국지사장은 "당초 미국 단일 지역 800명 수준으로 설계됐던 임상을 1535명으로 늘렸다"며 "FDA가 요구한 사항은 아니지만 환자 수를 늘리면 통계적 유의성 확보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자체 결정으로 임상 비용을 늘려 규모를 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마커 검증 방식도 보강했다. 김 지사장은 "초기에는 혈액 기반으로만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FDA와의 논의 내용 등에 따라 뇌척수액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까지 포함하면서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혈액 검사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 검증 방식을 추가해 데이터의 객관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임상 디자인과 통계분석법은 FDA와 정식 협의 절차를 거쳐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강조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회장은 "임상 2상 종료 후(End-of-Phase 2) 미팅에서 3상 디자인을 합의했고 마지막으로 남았던 통계 분석법까지 이미 합의가 끝났다"고 말혔다. 김 지사장은 "임상 진행 중에도 기타 자문(Type C) 미팅을 4건 이상 진행하며 데이터 제출 시점에 FDA가 새롭게 문제 삼을 여지가 없도록 선제적으로 소통해왔다"고 덧붙였다.
임상 3상 한 건으로 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말했다. 김 지사장은 "최근 알츠하이머병 영역에서 허가된 약물들이 모두 단일 3상 기반이었고, FDA의 승인 기조도 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결과만 좋으면 임상 3상 하나로 충분히 승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리바이오는 앞서 지난 5월 중국 푸싱제약과 AR1001에 대한 총계약규모 7조원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중국·아세안 지역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푸싱제약에 부여하는 조건으로 선급금만 약 2100억원에 달한다. 아리바이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이 성사된 배경에는 푸싱제약의 글로벌 진출 의지가 작용했다. 김 지사장은 "푸싱이 AR1001 상업화를 위해 미국에 투입하기로 한 자본은 우리에게 지불하는 계약금을 상회하는 규모"라며 "빅파마로 도약하려는 푸싱그룹의 의지가 뒷받침된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AR1001은 발기부전 치료제와 같은 계열인 PDE5 억제제다. 뇌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늘리고 신경세포의 기억·학습 신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알츠하이머의 원인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까지 줄이는 다중 기전 약물이다.
업계 일각에선 PDE5 억제제 계열 약물의 알츠하이머 효과 가설이 학계에서 오래 제기됐는데, 글로벌 빅파마들이 본격적인 임상 개발에 나서지 않은 이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회장은 "AR1001은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와 같은 계열이지만 PDE5에 대한 선택성이 약 10배 높고 혈뇌장벽(BBB) 투과력도 우월하다"며 "비아그라·시알리스로 같은 효과를 내려면 5배 정도 고용량 복용이 필요한데, 비아그라는 장기 고용량 복용 시 시각 이상 우려로 이미 FDA 블랙박스 경고가 붙어 있어 빅파마도 후속 개발에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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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E5 기전에 대해 국내외 바이오 기업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약 하나 가지고 시장을 넓힐 수는 없다"며 "아리바이오가 원하는 것은 퍼스트 인 마켓이며, 경쟁자가 들어올수록 우리의 시장도 커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성 대표도 "도전적인 기전에 투신하는 기업이 활성화돼야 한국이 신약 강국 조건을 갖춰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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