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 '도하 협정' 상기
탈레반 정부 공식 인정 받으려는 노림수

아프가니스탄을 실효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탈레반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에 새 지평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 외무부의 대변인 압둘 카하르 발키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행정부가) 양국 관계의 구체적인 진전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두 나라가 새로운 관계의 장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며 트럼프 1기 시절 탈레반이 미국과 맺은 도하 협정을 상기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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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20년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아프간 정부를 배제한 채 탈레반 측과 협정을 맺으며 20년간 아프간에 주둔해온 미군 철수의 길을 연 바 있다. 이후 정권을 잡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간 휴전 협정 등의 기반을 다지지 않은 채 철군을 강행했고, 카불 공항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숨지는 등 참사의 책임을 지게 됐다.


발키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탈레반을 아프가니스탄의 실질적인 정부로 공식 인정함으로써 탈레반이 외교적 입지를 넓힐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1996년부터 5년간 처음 집권한 탈레반은 미군 철수 직후 또 한 번 아프간의 실질적 통치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여성 인권탄압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공식 정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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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과 관련해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아프간 의회 의원을 지낸 포지아 쿠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사업가인 그(트럼프)는 인구 절반(여성)의 일하고 교육받을 권리를 부인하는 나라가 장기적으로 결코 번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초 미군 철수를 결정한 사람이란 점과 미군 철수 후 들어선 탈레반 정부의 여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지 않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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