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CEO "中 R&D 철수 이미 완료…철회할 수 없어"

'전략적 요충지'서 中 빠져

최근 중국 연구개발(R&D) 부문 폐쇄를 결정한 IBM의 아빈드 크리슈나 최고경영자(CEO)가 해당 결정을 철회할 수 없다고 밝혔다.

12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크리슈나 CEO는 지난 10일 IBM 전 세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 온라인 회의에서 "중국 R&D 부문 폐쇄 결정은 이미 완료됐으며 철회할 수 없다"며 "우리가 집중할 수 있기를 바라고, 우리는 전략적 요충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슈나 CEO에 따르면 전략적 요충지는 IBM이 다양한 제품을 지원할 수 있고 수천 명의 팀을 수용할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하드웨어 설계, 컨설팅 사업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IBM의 전략적 요충지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캐나다 토론토, 폴란드 크라쿠프, 아일랜드 더블린, 인도 벵갈루루와 코친을 꼽았다. 중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크리슈나 CEO는 "새로운 전략적 요충지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보상이 고통보다 훨씬 크다"며 "일부 직원이 이런 (중국 연구소 폐쇄) 결정에 저항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지만, 솔직히 말해 이 일은 이미 끝났고 현재 상황을 볼 때 결정은 전혀 취소할 수 없다"고 밝혔다.

IBM은 최근 중국 내 남아있던 중국개발연구소(CDL)와 중국시스템연구소(CSL) 두 시설을 폐쇄하며 직원 1000여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차이신에 따르면 IBM은 지난달 26일 온라인 회의를 통해 직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는데, 당초 회의는 3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해고를 통보한 뒤 3분 만에 끝났다. IBM은 현재 해당 직원들과 퇴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연구소 철수 결정 이후 중국에서 진행하던 일부 프로젝트는 인도로 이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IBM 공식 웹사이트에는 관련 채용 공고가 대거 게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IBM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매출은 19.6% 감소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이 1.6%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중국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 앞서 에릭슨, 테슬라, 아마존, 인텔 등도 중국에서 감원을 단행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