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생산 병목지점은 패키징"…올트먼의 'AI반도체' 자립 키웠다
투자처 찾는 오픈AI 샘 올트먼
예상 투자 규모는 최대 7억달러
AI 반도체 공급 우려 해결 목적
패키징 확보 중요 평가 나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아버지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자체적인 AI 반도체 생태계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반도체 패키징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AI 반도체는 패키징 기술뿐 아니라 생산능력 확보가 중요한데,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올트먼 CEO가 아예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는 것이다. 오픈AI가 자급 방안을 고민하면서 AI 반도체 공급사인 엔비디아와의 관계는 최근 들어 다소 느슨해진 상황이다.
14일 반도체 업계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수년 안에 10여개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에 운영을 맡기는 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해당 생산시설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
올트먼 CEO는 AI 반도체 자립을 위해 5조~7조달러에 이르는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30년 1조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최대 7배나 많은 투자액을 확보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등 오일머니를 중심으로 투자처를 찾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이 같은 행보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트먼 CEO가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을 위해 AI 반도체 생산시설을 충분히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패키징' 단계에서 공급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고 이를 해소하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키징 기술은 AI 반도체가 부상할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엔 회로가 그려진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잘라 전자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칩 형태로 만드는 단순 후공정 작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여러 칩을 묶고 합치는 개념으로 확장하면서 패키징을 통해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하려는 업계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AI 반도체의 경우 AI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붙인 ‘가속기’ 형태다.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선 첨단 패키징 기술뿐 아니라 충분한 생산능력 확보도 필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WSJ는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 AI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가장 큰 병목 현상은 패키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자체 설계한 GPU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사가 전한 HBM을 합해 AI 반도체를 선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TSMC는 위탁 생산을 맡고 있다. TSMC가 엔비디아 GPU를 생산하고 HBM을 붙이는 패키징 작업까지 마친 뒤 완성품을 엔비디아에 전하는 식이다. TSMC의 경우 첨단 패키징 기술력을 갖췄지만 엔비디아, AMD 등의 AI 반도체 수주가 몰리면서 생산능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이렇다 보니 AI 반도체를 공급받기 위해 오픈AI뿐 아니라 다수 기업이 몇 달씩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채 줄을 선 상황이다.
오픈AI가 자체적인 생산능력을 갖출 경우 엔비디아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생성형 AI 대표 주자로 엔비디아엔 주요 고객에 속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최근 UAE에서 열린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참석해 "더 빠르게 제조하는 반도체 산업 덕분에 AI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AI 효과로 13일(현지시간) 기준 시가총액 1조7816억달러를 기록, 아마존을 제치고 미국 시총 4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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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GPU, HBM을 묶는 패키징 생산능력이 (수요 대비)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보니 올트먼 CEO가 TSMC뿐 아니라 삼성전자, 인텔 등 파운드리 업체와 만나며 생산 기반 구축에 관심을 쏟은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인 사업 실현 가능성보다는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장기적인 사업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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