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빈 '사기 인터뷰' 은폐 의혹…英 법원, BBC에 자료 공개 명령
1995년 문서 위조해 다이애나 인터뷰 성사
법원 "진행자-BBC 오간 이메일 공개" 명령
당시 인터뷰서 커밀라 불륜 폭로…'충격'
1995년 영국 BBC 방송이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가진 인터뷰가 사기로 성사됐다는 스캔들과 관련해 영국 법원이 BBC에 수천통에 달하는 이메일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행정 사건을 다루는 영국 1급 재판소의 브라이언 케네디 판사는 BBC가 2020년 이 스캔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오간 이메일 3200건을 공개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공개 대상인 이메일에는 스캔들을 일으킨 장본인인 방송인 마틴 바시르가 BBC 고위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이 포함됐다.
2022년 8월30일(현지시간) 다이애너빈의 25주기 주간을 맞아 영국 런던 켄싱턴궁에서 두 시민이 정문에 전시된 다이애나비의 초상화와 기념품들을 보고 있다.[사진출처=AP 연합뉴스]
케네디 판사는 결정문에서 BBC가 "일관성 없고 잘못됐으며 신뢰하지 못할 만한" 대응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BC는 "법원 결정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스캔들을 조사해온 언론인이자 영화감독인 앤드루 웹은 BBC에 관련 법에 따른 정보 공개를 청구했으나 BBC는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다이애나빈의 동생인 찰스 스펜서 백작은 언론 인터뷰에서 BBC가 문제의 이메일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은폐에 대한 은폐라는 의심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이애나빈 인터뷰 사기 스캔들은 1995년 BBC '파노라마' 프로그램의 진행자 바시르가 스펜서 가족을 속여 다이애나의 '세기의 인터뷰'를 성사시켰다는 의혹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다이애나빈은 남편이었던 찰스 왕세자(현 찰스 3세 국왕)와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혼외 관계를 털어놓아 영국과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다이애나는 찰스와 커밀라 파커 볼스(현 커밀라 왕비)의 불륜 관계를 두고 "이 결혼엔 우리 3명이 있었고, 그래서 좀 혼잡했죠"라고 말해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그 이듬해인 1996년부터 바시르가 다이애나를 섭외하기 위해 문서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스펜서 백작은 바시르가 자신에게 다이애나의 전 비서와 관련된 허위 은행 서류를 보여줬고, 다이애나가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등 왕실에 관한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바시르는 초기에는 문서 위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스펜서 백작에게 보여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스펜서 백작이 위조된 은행서류를 받았던 사실을 BBC가 처음으로 인정한 때는 그로부터 24년이나 지난 2020년에 이르러서다. 이어 2021년 이 사건과 관련된 조사 과정에서 BBC가 바시르의 사기 행각을 은폐한 것이 확인됐다. 바시르는 2021년 BBC에서 퇴사했다.
이후 바시르는 은행서류 위조와 관련해 "멍청한 일이었으며 깊이 후회한다"고 말하면서도 "(서류 위조가) 인터뷰에 참여하기로 한 다이애나의 개인적 선택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BBC는 사기로 성사된 다이애나빈 인터뷰로 거둔 수익금 142만파운드(약 22억3000만원)를 생전 다이애나빈과 관련이 있던 7개 단체에 골고루 기부했다. 기부금은 영국국립발레단, 어린이병원, 집 없는 청소년 지원 재단, 에이즈 재단, 암 센터 등과 이후 그를 기리며 제정된 다이애나 어워드 등으로 전달됐다.
이밖에도 BBC는 이 인터뷰를 앞으로 다시는 내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다이애너빈의 전 비서, 다이애나의 아들들을 돌본 유모 등 인터뷰와 관련해 피해를 본 인물들에게 배상했다. 2021년 윌리엄 왕세자는 BBC 인터뷰가 부모의 사이를 악화시킨 주요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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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결국 찰스와 이혼한 다이애나빈은 그 다음 해인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 알마 터널에서 파파라치를 피해 빠르게 달리던 중 차가 터널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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