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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기구 수장에 전권 준 김범수…그룹 컨트롤타워도 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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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전 대법관, 감시기구 운영 규정 마련 착수
계열사 CEO에 그룹 컨트롤타워까지 인사 개편 가능성
김범수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위기 관리 전면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외부 감시기구 초대 수장인 김소영 전 대법관에게 사실상 감시기구 운영에 대한 전권을 줬다. 감시기구의 역할과 권한 등을 정하는 운영 규정 마련을 김 전 대법관에게 맡긴 것. 카카오가 직면한 전방위적 리스크가 '회전문 인사'에서 촉발됐다는 지적이 많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그룹 컨트롤타워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 김 전 대법관은 카카오 준법과 신뢰위원회의 운영 규정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카카오는 지난 3일 김 전 대법관을 그룹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위원회가) 100%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은 조직인 만큼 운영 규정은 위원장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위원회가 공식 출범하기 전이지만 김 위원장에게 카카오 경영 시스템을 수술대에 올릴 위원회의 밑그림을 맡긴 것이다.

김소영 카카오 '준법과 신뢰 위원회' 위원장 [사진=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소영 카카오 '준법과 신뢰 위원회' 위원장 [사진=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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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센터장은 위원회 설립 아이디어를 내고 김 위원장을 위촉하는 등 관련 업무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도 "과거 사안에 대한 조사와 검토를 포함해 위원회의 독립적 권한을 인정하고 전사 차원의 지원을 다 하겠다는 김 센터장의 각오를 들은 뒤 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 센터장은 주요 계열사 CEO가 참여한 2차 공동체 경영회의에서 위원회 설치·운영에 대한 내용을 공유했다. 위원회 활동에는 카카오 주요 관계자도 참여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카카오 계열사의 주요 위험 요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최근 문제가 된 과도한 상장, 시장 독과점, 이용자 이익 저해, 최고 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 등에 대해 조사와 관리 감독 권한을 갖는다. 개별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쇄신할 집행기구 역할도 맡는다. 필요하면 각 사 영업기밀까지 모두 들여다보고 환부를 도려내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인사 시스템부터 메스를 댈 것으로 본다. 현재 카카오가 직면한 여러 문제가 이른바 '김범수 사단'의 회전문 인사에서 촉발된 것이라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카카오를 비롯해 계열사 CEO 대부분은 김 센터장과 동고동락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의 독립경영 기조가 각자도생으로 이어지면서 잡음이 터져 나왔지만 이들을 통제할 컨트롤타워 영향력은 미흡했다. 카카오 전직 임원은 "경영진들이 서로를 형, 동생으로 생각하고 네이버처럼 외부 영입으로 변화를 꾀할 기회를 놓친 것이 이번 위기의 이유"라고 지적했다.

우선 카카오 경영진을 대거 물갈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장 내년 3~4월을 기점으로 계열사 대표의 절반 이상인 77명의 임기가 끝난다. 카카오를 비롯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가 여기에 속한다. 김 센터장은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한다"며 "나부터 위원회 결정을 존중하고 그렇지 않은 계열사에 대해선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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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도 자유롭지 못하다. CA협의체는 김 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송지호 크러스트유니버스 대표,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 등 7인 체제다. 김 센터장이 창업 초기부터 인연을 맺었거나 카카오식 성장 모델을 함께 키워온 인물이 대다수다. 더구나 배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상태다. 송 대표가 이끄는 크러스트유니버스는 카카오 계열사가 만든 클레이 코인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송 대표는 플랫폼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자회사 독립→기업공개(IPO)를 전제로 한 대규모 투자 유치까지 카카오식 성장 모델을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계열사를 통제해야 할 CA협의체부터 측근 인사 논란과 사법 리스크가 있는 만큼 개편 가능성이 나온다.


한편 김 센터장은 2차 공동체 회의를 통해 그룹의 변화를 주도할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경영쇄신위원회는 현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간 '은둔의 경영자'로 통했던 김 센터장이 위기관리 전면에 나섰다는 평가다. 김 센터장은 "지금까지 각 공동체의 자율과 책임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발로 뛰며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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