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부결…1988년 이후 두 번째
민주당, 의총 열어 당론 채택
與 "기약 없는 대법원장 부재 상황"
국회가 6일 오후 본회의 표결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켰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정략적으로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켰다며 '사법 공백'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295표 중 가결(찬성) 118표, 부결(반대) 175표, 기권 2표로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최종 부결됐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헌정사상 두 번째다. 앞서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처가가 운영하는 회사의 비상장주식 재산 신고 누락과 자녀들의 해외계좌 등도 빠뜨린 점 때문에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적격 의견을 낸 청문위원들은 단순 실수로 "생활비 지원을 위해 외국환을 송금한 것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봤다.
반면, 부적격으로 판단한 청문위원들은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7년간 6만 달러 이상을 송금했음에도 이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아들이 1살일 때 부산의 토지를 취득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불법 증여를 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이번 표결이 시작되기 직전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해 사실상 부결이 점쳐졌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전체 298석 중 민주당은 168석을 차지하고 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을 지키고 고위공직자로서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능력, 자격 등 여러 문제가 있는 후보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당론 부결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서 오늘 참석한 의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당론으로 부결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에 대한 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규탄 대회를 열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민주당의 정략적 셈법이 사법부를 멈춰 세웠고, 삼권분립마저 훼손했다"며 "기약 없는 대법원장 부재 상황을 맞았고 사법부 전체의 혼란이 자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또한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한 점을 문제 삼으며 "임명동의안을 포함한 인사안만큼은 헌법 기관인 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을 담아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도록 한 국회법 취지까지 철저히 무시한 셈이니, 애초에 이같은 결과가 놀랍지도 않다"고 질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균용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꾸준히 대법관 후보로 거론됐다"며 "2017년 이상훈·박병대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2018년 고영한·김창석·김신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또한 김소영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도 피천거될 만큼 이균용 후보자는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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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바뀐 것은 딱 하나다. 지명권자가 문재인 대통령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바뀐 것뿐"이라며 "결국 민주당의 불순한 의도 때문에 정의와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법부가 대법원장 장기 공백 사태라는 초유의 비상 상황을 맞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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