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강경 대북기조에 쓴소리
지난달에도 "남북관계 파탄", "평화가 경제"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4 남북공동선언 16주년인 4일 또다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두고 우회적으로 쓴소리를 냈다. 지난달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두 번째다.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관계가 또다시 앞이 캄캄한 어두운 터널 속에 들어섰다"며 "대립이 격화되는 국제 질서 속에 한반도의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 끝이 보이지 않고 대화의 노력조차 없어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10·4 선언의 담대한 구상은 우리 겨레의 소망을 담은 원대한 포부이면서 동시에 남과 북이 실천 의지를 갖춘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라며 "그 역사적 선언 이후 11년의 긴 공백과 퇴행이 있었지만,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으로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되살아남으로써 우리가 바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이 함께 절실하게 평화를 바라고 힘을 모으면 보다 일찍 어둠의 시간을 끝내고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그래야 다시 대화의 문이 열리고, 10·4선언이 구상했던 평화 번영의 한반도 시대가 가까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로 16주년을 맞은 10·4 남북공동선언은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발표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공동번영, 상호존중을 통한 화해 등 남북관계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의지를 담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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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강경 대북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 기조를 "가짜평화론"(4일 향군 창설 제71주년 기념식)이라 비판하며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부각해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9·19 남북 군사합의를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인사말에서도 "파탄 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착잡하기 짝이 없다"고 한 바 있다. 퇴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공식 행사에서 현 정부의 안보 정책을 전면 비판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있어 '이어달리기'를 강조하면서 "박정희 정부의 7·4 공동성명에서 시작하여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정부의 6·15 공동선언, 노무현 정부의 10·4 공동선언, 문재인 정부의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까지 역대 정부는 긴 공백 기간을 뛰어넘으며 이어달리기를 해왔다"며 "이어달리기가 될 때마다 남북관계는 발전하고 평화가 진전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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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안보는 보수 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 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라고도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은 '평화가 경제'라는 사실"이라면서 "역대 정부를 거시적으로 비교해보면 이어달리기로 남북관계가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시기의 경제성적이 그렇지 않았던 시기보다 항상 좋았다. 우리 경제의 규모, 즉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한 시기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뿐"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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