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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셀트리온의 '신약 개발'…'먹는 스텔라라' 임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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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사 라니 테라퓨틱스
'RT-111' 임상 1상 투약 개시
유플라이마도 제형 개선 추진

'2030년 신약 매출 5조원' 목표 아래
ADC·이중항체·마이크로바이옴도 개발

'2030년 연 매출 12조원'으로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합성의약품(케미컬)을 아우르는 종합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를 목표로 내건 셀트리온 의 신약 개발이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2030년 신약의 매출 비중을 5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제시한 가운데 기존의 항체의약품을 먹는 치료제로 바꾸는 개량신약 개발이 첫걸음을 뗐다.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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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니 테라퓨틱스는 우스테키누맙 성분의 먹는 약 'RT-111'의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가 호주에서 이뤄졌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임상은 55명을 대상으로 약동학·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다. 3개 군으로 나뉘어 2개 군은 각각 RT-111 0.5㎎ 또는 0.75㎎을 투약받고, 나머지 1개 군은 대조군으로 피하주사(SC) 제형의 우스테키누맙 0.5㎎을 투여받는다. 임상 톱 라인은 내년 1분기 초에 나올 전망이다.

RT-111은 셀트리온의 우스테키누맙 성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CT-P43'을 라니 테라퓨틱스의 경구용 캡슐 플랫폼 ‘라니필(RaniPill)’을 통해 먹는 약으로 바꾼 약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라니 테라퓨틱스와 RT-111 개발을 위한 협업 계약을 체결해 비임상과 임상 1상에 필요한 CT-P43을 독점 공급하고, 향후 글로벌 개발 및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게 된 바 있다.


라니필은 SC 및 정맥주사(IV) 제형의 단백질 및 항체의약품을 경구형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현재 우스테키누맙 성분은 SC 제형으로만 쓰이고 있지만 이번 RT-111의 개발이 성공하면 앞으로 경구약으로도 투여가 가능해진다. 라니필 캡슐은 소장에서 캡슐이 분해되고 캡슐 안의 용해 가능한 마이크로니들로 약물이 소장으로 전달돼 혈관으로 이동하는 기전이다. 먹는 약이지만 마이크로니들을 통해 주사제와 유사하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동물실험에서도 SC 제형과 유사한 수준의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먹는 약 개발은 환자의 복용 편의성 개선을 넘어 회사의 수익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인플릭시맙 성분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는 바이오시밀러임에도 IV 제형만 있었던 인플릭시맙 의약품을 최초이자 유일하게 SC 제형으로 개선했다는 점을 높이 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셀트리온 측에 먼저 권유해 신약 '짐펜트라'로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먹는 약으로의 제형 변경도 이 같이 신약으로 인정이 되면 바이오시밀러 대비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게 되고, 특허를 통한 장기간 독점 판매가 가능해진다. 또한 최근 미국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도 기존 약을 SC 제형으로 바꾼 경우 신약으로 인정하기도 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약가 인하 우려도 적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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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테키누맙은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가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인터루킨(IL)-12, 23 억제제로 자가면역질환 치료 분야의 대표적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우스테키누맙 시장 규모는 177억1300만달러(약 23조5000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CT-P43'의 개발을 마치고 지난 5월부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탈랏 임란 라니 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CEO) "자가면역질환 환자를 위한 먹는 약을 현실화한다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라니필 캡슐 기술은 약물에 한정받지 않는(drug-agnostic) 플랫폼인 만큼 RT-111은 또 다른 주사 제제 항체 치료제 등을 먹는 약으로 바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외에도 지난 6월에는 아달리무맙 성분의 먹는 약 'RT-105' 개발을 위한 협업 계약을 맺었다. 이 역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CT-P17(제품명 유플라이마)'을 독점 공급하고 향후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개발 및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기로 했다.


아달리무맙 성분은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기준 212억3700만 달러(약 28조원)의 매출을 올린 초대형 블록버스터 '휴미라'가 오리지널 약이다. 특히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서만 글로벌 매출의 87% 이상인 186억 1900만달러(약 24조698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상태다. 유플라이마(CT-P17)는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달리무맙 성분 역시 현재는 SC 제형으로 쓰이고 있다.


'핫한 모달리티' 총 수집…ADC·이중항체·마이크로바이옴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 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이외에도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치료제, 마이크로바이옴,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이어오고 있다.


우선 ADC는 영국의 ADC 전문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에 직접 투자 및 신성장 펀드 투자를 통해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47.05%의 지분을 확보한 최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이에 더해 지난해 10월 국내 바이오테크인 피노바이오와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도 체결했다. 이로써 최대 15개 타깃에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모든 옵션이 실행될 경우 총계약 규모가 무려 12억4280만달러(약 1조6486억원)까지 불어날 수 있는 대형 계약이다.


이중항체 치료제 영역에서는 항암 개발에 집중한다. 자체 개발과 외부 제품의 기술 도입을 활용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빠르게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기존 항체치료제 중심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바이오테크 에이비프로와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 유방암 타깃의 이중항체 치료제 'ABP102'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추가로 지분 투자를 진행하는 등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후보물질의 상업화 등 다양한 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제공=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제공=셀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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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유망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도 추진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다.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조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뜻한다. 70㎏ 성인 한 명이 몸 안에 약 38조개의 미생물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각자의 마이크로바이옴에 따라 건선, 역류성 식도염, 비만, 대장염,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를 통해 병을 낫게 한다는 새로운 접근법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은 지난 2월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회사인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고바이오랩 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진메디신과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세포의 특이적 사멸을 유도하고 암 치료 유전자를 종양에서 고발현하는 기술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진메디신과 트라스투주맙 성분의 바이오시밀러 'CT-P6(제품명 허쥬마)'를 활용한 전신 투여용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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