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 희귀질환 70대 환자, 맞춤형 정밀시술로 완치

서울성모병원 박순철 교수팀
't-Branch' 스텐트 치료 성공

A씨(70대·남성)는 복부 대동맥류로 수년 전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다. 최근 내장 혈관이 분지하는 복부 대동맥에서 다시 대동맥류가 발생했다. 심장과 가까운 흉부 대동맥에도 대동맥류가 동반됐다.

A씨의 경우 혈관 내 치료인 대동맥 중재 시술로는 치료가 어려워 고식적인 개복수술을 해야 했다. 배와 가슴을 모두 열어야 수술이다. 대동맥류가 발생한 부위를 전부 인조혈관으로 대체하고, 내장으로 가는 혈관도 각각 인조혈관으로 문합해야 하는 장시간의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는 고령으로 심장질환과 신장질환도 동반돼 있어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

박순철(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교수와 70대 대동맥류 환자, 김장용 교수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동맥류는 대동맥 일부가 풍선처럼 서서히 부풀어 오르다가 어느 순간 압력이 높아지면서 파열하는 혈관 질환이다. 복부 대동맥류의 가장 큰 원인은 혈관 노화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증상 없이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대동맥말초혈관센터 박순철·김장용(혈관·이식외과), 천호종(영상의학과) 교수팀은 희소의료기기인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Zenith, COOK Medical)' 치료를 검토했다. 고령에다 복부 대동맥류 개복 수술을 받았던 환자라 새로운 스텐트 시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합병증이 적은 '대동맥 혈관 내 스텐트-그라프트 삽입술'로 결정했고, 시술 전 철저하게 계획하고 환자맞춤형 치료를 적용했다.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삽입 시술'은 중요한 복강 내 분지 혈관(복강동맥·상장간막동맥·양측 콩팥동맥 등 총 4개의 혈관)마다 정밀한 시술이 필요하기에 다른 시술보다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 교수팀은 3시간 만에 시술에 성공했다.

대동맥말초동맥센터장 박순철 교수는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를 이용한 시술은 국내에서는 10례 정도로 아직 도입단계지만, 이번 시술의 성공으로 앞으로도 혈관·이식외과에서 수술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환자맞춤형 시술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