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재테크]연준의 통화정책, 샤워실의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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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대학 교수를 지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은 ‘샤워실의 바보’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샤워실에서 갑자기 물을 틀면 차가운 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샤워실의 바보는 수도꼭지를 더운물 쪽으로 돌려버리고, 뜨거운 물이 나오게 된다. 샤워실의 바보는 깜짝 놀라 수도꼭지를 찬물 쪽으로 돌리게 되고, 다시 빙하수가 나오게 되며 상술한 과정을 반복한다.'


정부의 섣부른 경제 개입은 경기 변동을 더 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의 샤워실의 바보 같은 통화정책이 경기와 자산 가격 변동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셔의 화폐수량설에 따르면 적정 통화증가율은 물가상승률과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합에서 유통속도 변화율을 뺀 것이다. 통화 지표로는 보통 광의통화(M2), 물가지표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사용된다. 이들 지표로 1971년에서 2019년까지 통계로 분석해보면 미국 M2 증가율의 평균은 실질 GDP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합의 평균과 같았다.


장기적으로 유통속도 변화율은 영(0)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실제 M2 증가율이 실질 GDP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합(적정 통화증가율)을 초과할 때는 Fed가 통화를 과잉 공급했고, 그 반대의 경우는 과소 공급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미국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빠졌다. 특히 2020년 2분기에는 소비가 대폭 줄어들면서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29.9%(연율)로 뒷걸음질했다.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는 심지어 개인에게 직접 돈을 주는 등 재정지출을 크게 늘렸고, Fed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통화공급을 늘렸다.


이에 따라 2020년 2분기에는 실제 M2 증가율이 적정 증가율보다 28.5%포인트 높았다. 20%포인트 이상의 통화 공급은 2021년 1분기까지 지속했다. 이런 과잉 통화 공급이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과잉 통화 공급은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을 초래했다. 2022년 2분기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8.6%나 상승하면서 1981년 4분기(9.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Fed의 통화정책 목표는 고용 극대화와 더불어 물가안정이다. 물가상승률이 이처럼 높아지다 보니 Fed는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등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2월 0.00~0.25%였던 연방기금금리 목표 수준을 올해 5월에는 5.00~5.25%로 5%포인트나 올렸다.


긴축적 통화정책 영향으로 2022년 1분기부터는 실제 통화증가율이 적정 통화 수준을 밑돌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실제 M2 증가율이 마이너스 2.7%로 적정 증가율보다 10.2%포인트 밑돌았다. Fed가 수도꼭지를 뜨거운 물에서 차가운 물로 급작스럽게 돌려버린 것이다.


이런 Fed의 통화정책이 물가상승률 둔화를 초래하고 있다. 2000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Fed의 통화정책이 7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낮아지기 시작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2%대 후반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급격한 통화 공급 감소는 4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경제성장률을 둔화시켰다. 또한 통화 공급은 주가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최근 10년 통계로 분석해보면 통화 공급이 4분기 정도 시차를 주고 주가지수(S&P 500)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Fed의 샤워실의 바보 같은 통화정책이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경기 침체와 더불어 급격한 주가 조정을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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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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