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회복 복병된 '역대급 엔저'…경상수지 적자 확대 우려
최근 엔화가 8년 만에 800원대로 하락하는 등 역대급 '엔저(엔화 약세)' 현상 장기화할 경우 한국 수출 회복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반면 우리 제조 및 수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19일 장중 한때 100엔당 897.49원까지 떨어졌다. 원·엔 환율이 900원 밑으로 하락한 건 2015년 6월 25일 이후 8년 만이다.
통상 엔저 심화는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지목된다. 기술력을 갖춘 일본 기업들이 낮은 가격으로 앞세워 세계 우리 기업을 세계 시장에서 따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 수출 경합도는 69.2다. 이는 한국과 미국(68.5), 한국과 독일(60.3), 한국과 중국(56.0) 등 다른 주요국과 수출 경합도를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철강, 기계 등 업종에서 타격이 우려된다.
2005년부터 지난해 3분기 통계를 보면 엔화 가치가 1% 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가격(-0.41%P)과 물량(-0.20%P)이 줄어 수출금액 증가율(-0.61%P)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2년 일본은 100엔당 885원 수준인 역대급 엔저 현상이 나타났을 때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 증가율을 약 2%포인트를 끌어내린 바 있다.
여행수지 적자 폭 증가로 인한 경상수지 악화도 우려할만한 대목이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수지 적자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소비보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이 더 커지는 것을 말한다. 올해 4월까지 일본을 찾은 우리 국민은 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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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은 "상품수지 적자 장기화, 운송수지 및 여행수지 적자 확대에 따른 서비스수지 악화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이 많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을 겨냥한 화학공업 제품이나 철강·비철금속 제품, 중국 시장을 겨냥한 기계류나 전기ㆍ전자제품 등 일본과 비교해 수출 경합이 심화한 품목에 대해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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