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주목한 킬러문항 "비싼 학원 다니는 학생이 유리"
외신이 한국의 입시 문제를 조명했다. 한국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이른바 '킬러 문항' 출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다.
킬러 문항은 이른바 공교육 교과 과정 밖에서 복잡하게 출제되는 초고난도 문제를 가리킨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각) 국민의힘과 정부가 전날 수능에서 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매년 약 35만 명의 고등학생이 미국의 SAT에 해당하는 수능에 응시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킬러 문항과 관련해 "집안 형편이 넉넉해 값비싼 사설 학원을 이용할 수 있는 이들에게 유리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교육 시스템의 불평등이 전 세계적인 논쟁거리이지만, 특히 명문대 진학이 소수의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는 수단인 한국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정규 전일제 수업 외에 국어, 영어, 수학 등 최소 세 과목 이상을 학원에서 집중 수강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또 "킬러 문항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들이 사설 학원으로 몰렸는데, 수강료가 너무 비싸 국회와 교사 단체의 비판을 받았다"면서 "일부 학원은 정부의 킬러 문항 출제 배제 지침이 올해 말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학부모 입장에선 자녀가 좋은 수능 성적을 얻도록 학원을 이용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지난해 한국의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전년 대비 11%가량 증가한 약 26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사교육비 총액은 지난해 26조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0.8% 상승했다. 2021년 종전 최고 기록(23조4000억원)을 갈아치우며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사교육비 증가율은 물가 상승률의 두 배에 달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1998년 외환위기(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았지만 사교육비 증가율은 두 배 더 높았다.
전날 당정은 킬러 문항이 시험 변별력을 높이는 쉬운 방법이지만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공정 수능'을 위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하지 않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부터 이런 문항을 배제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으나 지난 1일 치러진 6월 모의고사(모의평가)에서 다시 킬러문항이 등장하자 공개적으로 교육 당국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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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킬러문항이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면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배제하고 적정 난이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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