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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안먼시위 34주년' 침묵한 베이징…홍콩선 체포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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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광장 일대 보안 강화
홍콩선 소규모 추모 집회에도 연행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 당일인 4일, 베이징에서는 별다른 추모 행사나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 대신 톈안먼 광장 일대의 보안·검색이 강화됐고, 홍콩에선 추모 행사에 참여한 야당 관계자와 민주 활동가들이 잇달아 체포·연행됐다.


5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톈안먼 광장에서는 민주화 시위 추모를 비롯한 어떠한 집회나 시위도 진행되지 않았다. 현장 곳곳에는 경찰차가 배치되고 광장 인근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시민들에게 모두 신분증을 요구하며 보안을 강화했다. 평소에는 광장 진입 시 예약 여부와 신분증을 확인했다면, 이날은 통제의 범위와 강도를 높인 것이다. 4일을 전후해 민주화 시위에 대해 언급하는 언론 보도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 '톈안먼 6월 4일'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관련 웹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만 덩그러니 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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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민주화 시위는 1989년 6월 4일 톈안먼 광장에서 학생·노동자·시민들의 주도로 벌어진 연좌시위로, 정부 당국이 이들을 무력 진압하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구체적인 희생자 규모는 알려진 바 없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학살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에 사과해야 한다는 국제 인권단체의 요구와 관련해 "일찌감치 정론이 나온 일"이라며 "우리는 이런 조직이 인권 문제를 빌미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해왔다"고 강조했다.


사태 발생 이후 2019년까지 매년 추모 행사를 열었던 홍콩에서도 관계자들이 연행되는 등 통제를 받으며 시위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 참석자 24명이 홍콩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크리스 탕 홍콩 경찰청장은 이에 앞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람들에 대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으며, 당일 5000여명의 경찰관이 빅토리아 공원 및 코즈웨이베이 거리 등에서 행인의 가방을 확인하는 등 보안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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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은 빅토리아 공원에서 신분증 제시를 거부했다가 체포됐고, 그 외에는 치안 위반 혐의 등으로 구금됐다고 SCMP는 전했다. 군소 야당인 사회민주연선의 찬포잉 주석도 그 중 한명으로, 그는 노란 발광다이오드(LED) 촛불과 노란 종이꽃을 들고 있다가 완차이에 있는 경찰서로 연행됐다. 유명 활동가인 알렉산드라 웡펑이우와 막인팅 전 홍콩기자협회장도 꽃다발을 들고 거리에 서 있다가 끌려갔다. 이 과정에서 행인들은 경찰의 연행 조치에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검은 옷을 입고 '5월 35일'이라는 책을 들고 서 있던 남성도 구금됐다. 5월 35일은 시위 기념일 검열을 피하기 위해 등장한 표현으로, 시위 희생자인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제목이기도 하다. 이밖에 중국어로 '양심'이라는 글자가 적힌 카드를 든 노란 마스크를 쓴 여성, "나는 홍콩인이다"라고 적힌 검은 티셔츠를 입은 남성도 체포됐다.


홍콩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 타임스에는 홍콩 기독교인 360명이 서명한 '6월 4일 기념일 기도회' 청원이 게재됐고, 홍콩 주재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총영사관 등 외국 대표단은 사무실 창에 촛불을 전시하거나 톈안먼 34주년을 기념하는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추모 대열에 동참했다. 미국의 초당적 협력체인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는 앞선 2일(현지시간) 펑리파, 리캉멍, 장잔 등 중국 반체제 인사 3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며,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만에서는 중화권에서 유일하게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4일 타이베이 자유 광장에 수백명이 운집했고, 장제스 기념관에서도 대만과 외국 인권 활동가, 망명한 홍콩 정치인과 시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집회가 열렸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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