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중 본 유모차 대부분 반려견
수요자 중심 간명한 대책 필요
한강변이나 공원에서 산책하다 마주치는 유모차 10대 중 9대, 혹은 10대 모두 반려견이 주인이다. 혹시나 하고 쳐다봐도 역시나다. 아이들 만나기가 그만큼 어렵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몇 년 전 미혼인 성인남녀에게 ‘출산하지 않는 주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응답자의 71.6%가 경제적인 이유를 꼽았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아서, 양육 및 교육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아이 키울 주거환경이 마련되지 않아서 등이다. 일이 많고 바빠서라거나 아이 없는 생활이 여유롭고 편해서라는 답변은 20% 정도였다. 기혼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마찬가지로 73%가 경제적인 문제를 출산 기피 이유로 꼽았다.
합계출산율 0.78명, 연간 출생아 수 24만9000명. 지금의 저출산 문제는 소멸을 걱정해야 할 수준까지 왔다. 이유를 아는데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도 실행하지도 못하고 있다. 출산율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린 여러 선진국의 벤치마킹할 사례도 널려 있다.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당연직 위원장을 맡을 만큼 힘을 실었지만 여전히 소득은 없다. 획기적인 방법을 못 내는 건 의지가 부족하거나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 중 하나이거나 둘 다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에 허덕이거나 가난을 물려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자녀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정서적인 교감을 유지할 수 있고, 적어도 평균 정도의 삶을 함께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가정에는 양육 및 모든 교육을 무상 혹은 무상에 버금가도록 해야 한다. 아이 한 명당 한 달에 현금 50만원씩을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600만원씩, 20년이면 1억2000만원이 필요하다. 0~19세 인구가 800만명이라면 해마다 48조원이, 지원금액이 두 배면 96조원이 필요하다.
영유아기, 초등학생일 때는 특히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요즘엔 맞벌이 부부도 많은데 아이들을 야간 보육까지 하는 어린이집에 맡기거나 돌봄교실에만 의존하게 할 수도 없다. 일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데 그런 게 가능한 직장이나 직업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아빠, 엄마도 기계가 아니라서 쉴 시간도,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도 필요하다. 더 많은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기업에만 부담 지워서도 안 된다.
보육 시기를 넘어서면 그때부터 새로운 전쟁이다. 대한민국의 입시전쟁은 아이들만 치르는 게 아니다. 입시제도는 왜 이렇게 복잡한지, 교육 업계를 위해 만든 제도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어린이집 야간보육,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거쳐 사교육과 입시경쟁, 바늘구멍 취업난을 경험한 청년들이 아이를 낳아 같은 전철을 밟게 하고 싶어할지도 물론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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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280조원을 쏟아부었다지만 소용없었던 게 아니라 제대로 못했던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거품 예산, 백화점식 대책을 남발하며 불 난 집에 제대로 물포를 쏘지 못했던 건 아닌지. 계속 그렇게 할 바엔 차라리 현금을 나눠주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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