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위, 온라인 플랫폼 시범평가 추진하지만
동반성장지수 공표하려면 온플법 처리돼야
반대 논리에 지지부진…"소상공인 피해 막아야"

쿠팡, 배민, 야놀자…동반성장지수 발표 못한다 "이 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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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동반성장 활동을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현재로선 평가 결과를 대중에 공표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제출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동반위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과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매년 200여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해마다 1~5월에 전년도 실적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6~9월께 결과를 언론에 공표한다.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 노력 여부에 따라 기업을 최우수·우수·양호·보통·미흡 등 5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동반성장지수는 기업의 대외적 이미지와 신인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쓰인다.

문제는 그동안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단 점이다. 오영교 동반위 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대한 평가 지표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오 위원장은 "온라인 플랫폼을 어떻게 끌고 가는 게 좋을지 준비를 해서 선도적으로 대응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대형 플랫폼 기업과 거래관계를 맺는 중·소상공인이 늘었고 불공정 거래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사회적 갈등이 폭발하기 전에 동반위가 선제적으로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해 동반성장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관련기사=동반위, 온라인 플랫폼 '상생협력' 들여다본다…"사회 갈등 막겠다"]


오 위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일단 오픈마켓을 대상으로 시범평가 체계를 만들고, 배달업과 숙박업과 같은 다른 업종에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다시 밝혔다.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카카오톡 스토어를 비롯해 쿠팡, 11번가, G마켓, 티몬, 위메프를 먼저 시범평가한 후 배달의민족, 야놀자, 여기어때 등 배달업과 숙박업으로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 업계가 장기간 규제 사각지대로 방치되면서 입점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중·소상공인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오영교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지난 3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제74차 동반위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영교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지난 3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제74차 동반위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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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로서 이들 기업에 대한 평가 결과를 대중에 공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동반성장지수는 동반위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각각 기업을 평가해 합산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동반위의 '동반성장 종합평가(50%)'와 공정위의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50%)'를 더해 산정·공표한다. 즉,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해선 공정위가 해당 기업들과 공정거래협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동반성장지수도 산출할 수 없다. 공정위는 하도급, 대규모 유통, 가맹사업, 대리점거래 분야에 대해서만 협약을 맺고 있다. 이 때문에 동반위의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시범평가 시도는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중기부 관계자는 "동반성장지수를 결과물로써 공표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비판적 견해는 있을 수 있지만, 동반위 자체적으로 시범평가에 나서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협약을 맺기 위한 법적 근거는 2021년 1월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에 있다. 법안에는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와 이용사업자가 상호 지원 및 공동 협력을 약속하는 협약 체결을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공정위 산하기관이자 평가 주관기관인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측도 "온플법이 통과되면 플랫폼사와 이용사업자 간 협약 체결을 통해 공정거래, 상생협력 이행 여부를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법안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는 반대 논리에 부딪혀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반대쪽에선 플랫폼 업체를 규율할 법이 없어 불공정 거래를 넘어서 독과점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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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법안 심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플랫폼 업체들은 공룡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플랫폼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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