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VC) 1789캐피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합류 이후 정치권 인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789캐피털은 '애국 자본주의'를 내세워 인공지능(AI)과 방산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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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은 주요 비상장 AI 기업들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운용자산이 지난 1년 사이 2억달러에서 35억달러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1789캐피털의 파트너 폴 아브라힘자데는 향후 몇 년 안에 운용자산을 100억달러까지 늘려 트럼프 시대 이후에도 회사를 안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789캐피털은 투자은행가 오미드 말릭과 기업인 크리스토퍼 버스커크 등이 2022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설립했다.

아브라힘자데는 1789캐피털을 정계 인맥으로 유명한 칼라일그룹에 비유했다. 칼라일그룹은 과거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를 고문으로 둬 한때 '전직 대통령들의 클럽'으로 불리기도 했다. 아브라힘자데는 "투자를 결정할 때 정치 지형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실리콘밸리에서는 이것이 핵심 역량이 아닐 수 있지만 창업자들은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지정학적·거시적 요인을 이해하길 원하고 또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T는 1789캐피털의 성장세가 트럼프 가족과 연관된 조직들이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서 혜택을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AI와 방산 기업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 1789캐피털의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이다.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뒤 1789캐피털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영입했다. 1789캐피털의 정치권 인맥은 트럼프 주니어 영입에 그치지 않는다. 말릭은 트럼프 후원자이며 2024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트럼프 진영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에도 참여했다. 버스커크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피터 틸의 후원을 받은 기부자 네트워크를 공동 설립했고 머서 가문은 2016년 트럼프 대선 승리의 핵심 자금줄로 꼽힌다.


1789캐피털이 정치적 인맥의 혜택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그록의 국제사업 부문 사장 모센 모아자미는 도널드 트럼프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만찬에서 1789캐피털 파트너들을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이 만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도 참석했다.


모아자미는 1789캐피털이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미국 안팎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연결해주는 능력에서 'A플러스'라고 평가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회사의 큰 자산이며 그의 이름은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브라힘자데는 1789캐피털의 핵심 투자 철학은 "오직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민간 투자 시장에서 미국 예외주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첫 번째 펀드였다"며 "이것이 바로 '애국 자본주의'"라고 설명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1789캐피털은 지난 1년 동안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후기 단계 비상장 기업들에 잇따라 투자했다. 투자 대상에는 소프트웨어 기업인 데이터브릭스를 비롯해 비용 관리 스타트업 램프, HR 플랫폼 딜, 데이터센터 기업 크루소, 칩 설계사 그록, AI 연구소 리플렉션 AI 등이 포함됐다. 1789캐피털은 일론 머스크의 xAI와 스페이스X에도 투자했다. 이 밖에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 해드리언 오토메이션, 벌컨 엘리먼츠, 플로리다 부동산 펀드,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 등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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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치적 색채가 강한 만큼 리스크도 있다. 모아자미는 트럼프 주니어의 이름값이 1789캐피털의 자산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치적 분위기가 반대로 바뀌면 더 면밀한 감시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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