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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 슬로모션 위기가 온다…경기침체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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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번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일단 진화됐지만,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미 은행들의 도미노 파산, 신용경색과 같은 시스템적 위기가 서서히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이번 사태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리스크를 인지한 금융권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가계·기업 대출을 축소할 경우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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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권은 슬로 모션(slow motion·느린 움직임) 은행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 금융당국은 지금까지는 SVB 사태의 전염을 막았지만 소형 은행은 향후 몇년간 (파산)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과거의 경우 위기가 순식간에 확산됐지만 앞으로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시스템이 붕괴되는 슬로모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위기는 소형·지역은행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상업용 부동산에 노출된 은행들의 리스크가 클 것으로 봤다. 스위스 최대 은행 UBS에 따르면 미국 소형·지역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WSJ는 슬로모션 위기를 언급하면서 과거 1980년대 초고속 금리인상으로 인한 저축대부조합(S&L) 파산 사태를 소환했다. 폴 볼커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며 3000여곳의 S&L과 소형 은행이 1980년대 중반부터 대거 파산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급속한 금리인상에 직면했던 S&L은 이미 저금리로 공급한 대출과 고금리로 받아야 하는 예금 사이에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번에 Fed의 금리인상으로 은행들의 미 국채 보유가치가 하락,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지 못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모바일 뱅킹 확산으로 위기가 초고속 확산되고, 뱅크런이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점도 은행엔 부담이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인터넷·모바일 뱅킹 사용자 수는 2017년 52%에서 2021년 66%로 내려왔다.

은행의 리스크 관리로 신용이 경색될 경우 미국 경기침체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소형 은행과 지역은행이 대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가계와 부동산,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소기업 등 중심으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사태로 미국 내 대출이 적게는 2%, 많게는 5%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번 사태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0.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5~1%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


블룸버그는 "신용경색은 긴장 상태인 미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최후의 것"이라며 "은행 대출 축소가 Fed의 금리인상에 이어 경기 침체를 재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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