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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둔 日, 여성 정치참여 늘린다더니…"여자는 선거 올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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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유신회·자민당 원로 발언 논란
중의원 여성 비율 10%밖에 안 돼

다음 달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 등 선거의 계절을 앞둔 일본에서 여성의 정치참여를 늘린다고 공약한 정당 원로들이 잇따라 여성 정치인 비하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의 중의원 중 여성의원 비율은 10%에 그쳐 여성의 정치참여 비율이 후진국 수준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보수적인 일본 정계 분위기가 쉽게 바뀌기 어려울 전망이다.


2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보수 야당인 일본 유신회의 바바 노부유키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여성 후보 공천비율을 높이는 대책에 대한 질문에 "선거는 매우 힘든 싸움이기 때문에 우리 당에서 여성 우선 등의 룰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나 자신도 1년 365일 자고 있을 때와 목욕할 때 빼고는 항상 선거를 생각해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실행할 수 있는 여성은 적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선거제(소선구제)가 계속되는 한 여성에 관한 룰을 두어도 의회에 정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회견 중인 바바 노부유키 일본 유신회 대표.(사진출처=NHK)

회견 중인 바바 노부유키 일본 유신회 대표.(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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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여성 정치인 비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심지어 기자회견에 참여했던 기자들도 기자수첩 형식의 코멘트를 통해 "유신회는 육아 중인 후보자를 위해 베이비시터 요금을 지원하는 대책도 내놓고 있다. 왜 이런 발언을 당 대표가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정치 진출 어려움이나 거버넌스 다양성의 중요성을 이해했다면 이 발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며 리더로서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자민당 원로로 불리는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실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참의원 정치 행사에서 2009년 민주당 신인 여성 후보와 4500표 차로 접전을 벌인 경험을 언급하며 "역시 여성 상대는 싫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그는 "상대 여성을 경멸해서는 안 되지만, 선거에서 여성의 전법이라는 것이 공중전인지 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사진출처=ANN 뉴스채널)

모리 요시로 전 총리.(사진출처=ANN 뉴스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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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나를 버리고 열심히 해왔는데 저런 여성에게 나와 다를 바 없는 표수가 나왔다고 생각하니 내 지역구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면서"“여성을 적으로 삼는 선거의 괴로움을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모리 전 총리는 2021년 일본올림픽위원회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다루는 회의에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말이 많아서 회의 시간이 길어진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사퇴한 바 있다.

일본 언론들은 선거를 앞두고 일본 정계의 여성 정치인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고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지만, 결국 연이은 원로 정치인들의 실언으로 쉽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만 굳혀지게 됐다. 일본에서는 여성이 한 번도 총리가 된 적 없고, 현재 내각에도 여성은 단 2명밖에 없다. 이에 선거에서 남녀 후보자를 동수에 가깝도록 공천해야 한다는 남녀공동참여추진법이 존재하지만, 강제력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내각부의 지난 1월 보고서를 인용해 “일본 중의원 여성 비율은 10.0%로 190개국 중 165위”라며 “세계적으로도 일본은 여성의 정치 참여가 늦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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