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감사 대상 특정 없이 벌이는 포괄적인 감사는 지방자치법 위반"

시·도 등 광역자치단체가 산하 시군구의 지방자치권을 침해하면서까지 감사를 진행하면 안 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8일, 경기도가 지난 2020년 남양주시를 상대로 통보한 특별조사 중 상당수가 지방자치권을 침해했다고 결정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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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지난 2020년 11월 남양주시와 관련된 여러가지 특혜 의혹이 있다며 특별조사 개시를 통보했다. 그러자, 남양주시는 "경기도가 통보한 조사는 위법 사항을 특정하지 않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감사로, 감사 개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지방자치권 침해"라며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경기도가 개시한 특별조사 14건 중 6건은 지방자치법을 위반한 위법한 감사라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정했다.

헌재가 위법이라고 결정한 감사 항목은 ▲시청 홍보팀의 댓글 작업 ▲금연지도원 부당 채용 ▲인사권 행사 문제 ▲보도자료 정정 ▲에코랜드 야구장에 관한 사무, ▲기타 언론보도, 현장 제보 등이다.


헌재는 이 6건이 경기도가 남양주시의 지방자치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하고, "감사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거나, 애초 특정된 감사 대상과의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감사 개시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포괄적이고 사전적인 일반감사, 위법 사항을 특정하지 않고 개시하는 감사, 법령 위반사항을 적발하기 위한 감사 등 위법한 감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헌재는 나머지 8건은 적법한 감사로 판단하고 경기도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항목은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특혜 의혹 ▲예술동아리 경연대회 사업자 선정 불공정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시정조정위원회 예산 지급 결정 적정성 ▲2021년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2차 변경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리 등 3개 구역 훼손지 정비 사업 ▲공유재산 매입 특혜 의혹 ▲와부읍 월문리 건축허가(변경) 적정성 등이다.


헌재는 감사 개시 요건을 갖춘 8건에 대해 "광역자치단체가 산하 기초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려면 감사 대상을 특정해야 하지만, 특정된 감사 대상을 미리 통보해 줄 필요까지는 없다"며 "해당 8건은 감사에 착수할 때 감사 대상을 특정했으며, 감사 개시에 필요한 정도의 법령 위반 여부도 확인됐으므로 감사 개시의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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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헌재 결정은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특별조사를 두고 갈등을 빚은 지 2년 3개월 만에 나왔다. 당시 경기도는 남양주시가 특별조사에 강하게 반발하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등을 청구하자 감사를 중단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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