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변인사 5번째 비보에 강분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미친 칼질,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정면 돌파 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친 주변인들이 5명으로 늘어나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마침 전당대회를 막 끝낸 국민의힘 새 지도부에는 공세 빌미가 생겼고,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비명계 끌어안기에 힘써왔던 노력에는 찬물이 끼얹어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인들의 잇따른 비보가 검찰의 무리한 강압 수사의 결과로 보고, 현 위기를 정면 돌파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이 대표는 그동안 검찰 출석, 체포동의안 표결 등으로 한 달 반 가량 중단했던 민생행보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 재개했다. 이번 일정은 전일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경기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직후 첫 행보라 특히 주목됐다. 이 대표 측근의 사망 사례가 총 5건으로 늘었다는 점, 여권을 중심으로 "죽음의 행렬''이재명 버티기' 등의 공격성 발언이 보도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회의는 어느 때보다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시종일관 입을 굳게 닫고 경직된 표정을 보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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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검은 정장에 파란 넥타이를 하고 나온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진행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저와 인연 맺은 모든 사람들이 수사 대상이 되고 본인뿐만 아니라 그 주변까지 2차, 3차 먼지 털듯 탈탈 털리고 있다"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당초 맨 처음 순서였던 발언권을 마지막으로 미루고 무겁게 말문을 연 이 대표는 "어제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고 운을 뗀 뒤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성실하고 헌신적이며 가장 유능한 한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면서 "자랑스런 공직생활 성과들이 검찰 조작 앞에 부정 당하고 지속적인 압박 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서는 맹비난했다. 그는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 도구로 활용하지 마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며 이례적으로, 본인을 향한 칼춤도 멈춰줄 것을 강변했다.


그는 "수사 당하는 게 제 잘못입니까"라며 "주변을 먼지 털듯 털고 주변의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 어떻게 견뎌냅니까. 그야말로 광기다"라며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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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 곧바로 전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전씨의 죽음을 이 대표 탓으로 돌리는 시각이 나오지만, 이에 위축되기보다 '검찰의 공포수사·강압수사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오히려 굳게 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정청래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어제 억울한 죽음,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했다"며 "검찰의 가혹한 수사는 없었는지, 무리한 수사는 없었는지 검찰 스스로 밝히기 바란다"면서 검찰이 전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발언 말미에 "윤석열 검찰은 강압 수사를 멈추십시오"라고 일갈했다.


친명계 의원들도 이 같은 이 대표의 행보에 힘을 보탰다.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피해자들이 발생한 경위를 잘 봐야한다"며 "검찰의 강압수사가 수많은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단순히 이재명 문제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어떤 사람이 자기 상관을 지키려고 목숨을 끊나"라며 "검찰 수사에 응하는 당사자들의 부담은 윤석열 검찰의 강압수사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 인지처리 수사, 짜맞추기 수사에 대한 공포심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초선 의원도 "검찰이 왜 이렇게 (이재명)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 지인들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몰아대는 수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당은 당연히 야만적인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더욱 규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이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이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죽음의 랠리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그분'"이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이 대표 주변에서 언제까지 죽음의 공포가 계속 되어야 하나"라며 "정치를 왜 하나. 사람을 살리기 위해 정치하는 것 아니냐"고 쏘아댔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의 방탄 뒤에 당을 방패 삼아 요새를 구축하고 있는 이 대표만이 6, 7번째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님, 제발 죽음의 정치를 멈춰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사람과 사회를 살리고 북돋는 것이 정치라는 업이 본질일진대, 이 대표는 한국 정치에서 본 적 없는 죽음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했던 당내 분란도 다시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비명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경기지사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이)이 대표에게 또다른 부담을 안겨주게 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검찰 강압수사에 대응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 대표와 관련된 일이지 당과 관련된 일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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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씨는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성남시장 시절에는 행정기획조정실장을 지내 이 대표의 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된다. 앞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본부장,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2021년12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시민단체 이모 대표(2022년 1월),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핵심인물의 지인(7월) 등 4명이 숨진 데에 이어 전씨까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됨으로써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으며 주변인물이 숨진 사례는 총 5번째로 늘어나게 됐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수원=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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