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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前 '전대 아이돌' 나경원, 강렬한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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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한나라당 전당대회 국민지지율 1위
나경원 지도부 경선 데뷔전부터 파란
국민의힘 전대 출마 고민 깊어지는 까닭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둘러싼 여권의 모습은 2000년대 이후 정치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당원 여론조사 1위를 질주하는 나경원 전 의원 출마 문제를 놓고 당사자와 대통령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실이 불출마를 원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이레적인 장면인데, 그뜻을 받아들이지 않는 장면도 이례적이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 쪽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 대한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공식 사직서' 제출을 예고했다. 정치 언어와 행정 언어가 출돌하는 장면이다. 장관급 고위직의 거취 문제가 이렇게 입방아에 오른 예는 거의 없다.

논란의 시작은 나 전 의원의 거취 표명에 대한 대통령실의 반응이다. 나 전 의원이 부위원장 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언론에 알려졌을 때 대통령실은 "아는 바 없다"는 뜻을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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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 전 의원이 유선과 문자를 통해 사의 뜻을 전달했음을 밝히고 나서야 논란은 가라앉았다. 결과적으로 나 전 의원은 그만두겠다는 정치 메시지를 전했는데 대통령실은 이를 행정 언어로 받아들인 셈이다. 말로 사직하겠다고 하지 말고 사표를 제출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나 전 의원은 대선주자급 정치인이다. 여권 내 정치적 비중도 만만치 않다. 그런 인물이 사의의 뜻을 표명하면 사직서 제출과 같은 행정적인 절차는 뒷순위로 놓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사의를 수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나 전 의원에 관한 대통령의 신임이 배경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긴 반응이라는 얘기다. 대통령실이 여당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정치적인 부담이 뒤따르는 일이다. 지금은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맡던 1980~1990년대가 아니기에 당무는 정당에서 하는 게 당연하다. 대통령실이 정치적인 부담을 무릅쓰고 나 전 의원 출마를 만류하는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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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 의원이 전대에 출마할 경우 예상 외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사실 정치인 나경원은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전대 아이돌'로 불린 인물이다. 2010년 7월 14일 한나라당 전대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는 1위부터 5위까지 최고위원을 뽑고 1위는 대표가 되는 선거 제도였다. 나경원 후보는 전체 3위로 최고위원이 됐다.


대의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쳐서 순위를 가렸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 1위가 바로 나경원 후보였다는 점이다. 23.9%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전대에서 대표로 뽑힌 인물은 안상수 후보였다. 홍준표 후보는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민 지지율은 나경원 후보가 안상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를 앞섰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대북을 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대북을 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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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 의원은 이미 13년 전 전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나 전 의원은 높은 인지도와 폭넓은 선거 경험이 강점이다. 전대 경험도 많기 때문에 당원들에게 친숙한 정치인이다. 나 전 의원이 실제로 출마를 선택한다면 국민의힘 전대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나 전 의원의 출마는 대통령실에 반기를 드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출마 강행 시 그를 견제하는 여권의 행보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만약에 나경원 의원에 대해서 신상털이 들어가면 본인은 창피는 창피대로 다 당할 것"이라며 출마 강행 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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