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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핸들 쥔 메모리…다음은 '저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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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저전력 미래 반도체 경쟁 변화"
삼성 DDR5·SK SSD 가시적 성과
정부 "2030년 PIM반도체 상용화"

韓 핸들 쥔 메모리…다음은 '저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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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세계 데이터센터의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소비 전력보다 절반가량 적게 드는 데이터 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바꾸고, 서버용 D램도 차세대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등으로 교체하면 소모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가 지난해 9월 선언한 '신(新)환경경영전략'의 핵심인 '저전력 반도체' 생태계 구축 성과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 도 최근 기업용 SSD 제품에서 획기적인 전력 저감 성과를 내면서 관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초(超)저전력 혹은 극저전력으로 불리는 기술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D램·낸드플레시 단가 하락에 따른 시황 부진 때문에 '혹한기' '빙하기' 소리를 듣지만, 이를 한방에 바꿀 '게임 체인저'로 저전력 반도체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S부문 차원에서 2025년까지 초저전력 반도체 기술을 갖추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모바일용 D램 LPDDR(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5X 전력 효율을 20% 저감시키는 등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초저전력 반도체 기술을 적용하면 세계 데이터센터 메모리 연간 전력 사용량을 기존 대비 8.5TWh(테라와트시)를 줄일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 가정용 전력의 약 60%에 해당하는 양이며, 약 240만 가구의 전기를 돌릴 수 있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7일 기업용 SSD 'PS1010' 전성비를 기존 대비 75%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전성비는 일정 전력 단위당 처리할 수 있는 초당 데이터 용량을 계산한 지표로, SSD 전력 저감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기존 제품보다 전성비를 75% 개선한 SK하이닉스의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신제품 'PS1010'.(사진제공=SK하이닉스)

기존 제품보다 전성비를 75% 개선한 SK하이닉스의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신제품 'PS1010'.(사진제공=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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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는 디지털 전환(DX) 시대에 따라 급증하는 데이터 수요를 받쳐줄 전력 확보가 급선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8년 33ZB(제타바이트·1000조바이트)에 불과했던 세계 데이터량은 2025년에 175ZB로 매년 60%가량 늘 전망이다. 또 애플 등 외부 업체와 협업으로 숱한 변수에 휘둘리는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보다 위험이 덜하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사실상 삼성과 SK가 세계 반도체 게임 체인저가 될 유일한 시장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탄소저감에 기여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원가 절감 효과도 있다. 더 적은 원자재로 같은 성능을 내도록 제품 효율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전력 트렌드는 B2B(기업 간 거래) 제품인 SSD는 물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인 DDR5 등 제품을 가리지 않고 고루 적용되는 대세"라며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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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 의지만큼이나 정부의 '극저전력' 제품 상용화 노력도 절실하다. 학계에 따르면 초저전력, 극저전력 모두 같은 말로 기존의 10분의 1에서 100분의 1 수준으로 전력 소모를 줄이는 프로세스를 뜻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하다. 여러 메모리 제품 중에서도 기존 저장 기능에 연산까지 하는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 반도체 개발 경쟁이 가장 치열하고, 이 영역에서 '저전력 초격차'는 필수라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2일 세계 최고 미국을 2030년까지 AI 반도체에서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이 시기까지 PIM 반도체를 상용화해 국산 AI 반도체의 국내 데이터센터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때처럼 정부 공언 시점보다 달성 시점이 훨씬 더딜 것이란 지적도 있지만, 방향 자체는 '민관' 모두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이견도 없다.


AI 반도체 전문가인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AI 반도체가 거대화될수록 급증할 전력 소모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반도체, 컴퓨터의 한계고 아직 돌파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 반도체 업계의 혁신 경쟁 화두가 '초거대(고성능)' 반도체라면, 장기적으로는 '저전력' 반도체로 넘어갈 것이고 이 분야 초격차 지위를 확보해야만 한국 반도체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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