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이 권한만 누리는 총수일가…사외이사는 거수기 여전”
[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대기업집단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왔지만, 실질적인 운영측면에서 총수일가 견제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가 참석한 이사회 안건 대부분은 원안통과됐고, 총수일가는 이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책임없이 권한만 행사하는 현상이 지속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20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공개했다. 올해 지정된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에서 8개 신규 지정 집단과 동일인이 특별법에 의해서 설립된 집단인 농협을 제외하고 67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경영 참여 현황, 또 이사회 구성 및 작동 현황, 소수주주권 작동 현황을 공개했다. 조사기간은 2021년 5월1일부터 2022년 4월 30일까지다.
사외이사, 내부위원회 설치 등 지배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강화됐다. 67개 대기업집단 소속 288개 상장사의 이사 중 사외이사 비율은 51.7%로 절반을 넘겼고, 분석기간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도 97.8%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사회 안건 8027건 중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55건(0.69%)에 불과해 유의미한 견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분석대상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비율은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으나, 최근 1년간 위원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27건(0.8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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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집중적으로 재직하면서 책임 없이 권한만 행사하고 있는 현상은 여전했다. 총수가 있는 58개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 2394개 중 총수 일가가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경우는 총 178건(임원이 여러 회사에 재직하는 경우 중복 집계)으로 전년보다 2건 늘었다. 특히 총수일가의 미등기임원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이상인 회사)에 집중적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특히 하이트진로가 46.7%(15개 계열회사 중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재직회사 수7개)로 가장 많았고 유진이 20.0%로 뒤를 이었다. 이어 중흥건설이 18.2%, 금호석유화학 15.4%, 장금상선 14.3% 등이었다.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공익법인에도 총수일가가 집중적으로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공정위는 공익법인이 본연의 사회적 공헌 활동보다 편법적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의결권 제한 준수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내년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제도적 장치는 지속적으로 정착해가는 반면 실질적인 운영측면에서 지배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기에 미흡한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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