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314명·국민의힘 198명 싹쓸이
호남·영남 텃밭 경쟁 실종, 수도권도 양당 담합
하승수 변호사 "2인 선거구 폐해 드러났다"

6·3 지방선거에서 선거도 거치지 않고 504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선출 방식이 다른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에 따라 양상은 달랐지만 양당 간 나눠먹기와 지역주의 속에 지방정치가 멍들었음이 다시금 확인됐다.


18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307개 선거구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504명의 후보자가 선거 없이 사실상 선출됐다(공식 당선은 선거일에 확정). 당선자 숫자에 맞춰 후보자가 출마함에 따라 선거를 치를 필요가 사라졌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이 306명, 국민의힘이 197명, 진보당이 1명 당선됐다. 양대 거대정당에서 99.8%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 것이다. 무투표 당선이 되면 선거 벽보, 공보물은 물론 투표용지까지 생략된다. '어떤 후보인지' '어떤 공약을 냈는지' 확인할 기회 없이 지역 일꾼으로 자동 결정된 것이다.


지역마다 1명이 선출되는 광역의원의 경우 호남에서는 민주당, 경북에서는 국민의힘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대거 나왔다. 모두 108명이 선거도 거치지 않고 광역의원으로 뽑혔는데,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주통합특별시에서 34명, 전북에서 25명, 경북에서 23명이 나왔다. 호남과 영남에서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인 끝에 경쟁마저 사라진 것이다.

강진형 기자

강진형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2~5명을 한 선거구에서 선출하는 기초의원의 경우에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305명의 기초의원이 지역구에서 무투표로 당선됐는데,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92명·30.2%)과 경기(65명·21.3%), 부산(32명·10.5%)이 많았다. 이들 지역의 경우 여야가 황금비율로 의석을 나눠 후보자를 출마시키다 보니 무투표 당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서울의 경우 민주당 50명, 국민의힘 42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경기도는 민주당이 35명, 국민의힘은 30명, 부산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6명씩 무투표로 당선됐다.

AD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변호사는 "지방정치는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생활 정치에 해당하는 정책이나 의제를 두고 경쟁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정 정당 또는 양당이 나눠먹기식으로 가져가다 보니 무투표 당선자가 대규모로 양산된다"며 "수도권 등에서조차 무투표 당선이 나오는 것은 기초의원 2인 선거구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한 명씩 공천한 결과"라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이번 대규모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 것은 정당법이나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2인 선거구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