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단계적 조정…2단계 연착륙 시도
현재 겨울 재유행세
동절기 추가접종 저조
방역지표 악화 부담
격리 의무 완화 논의
7일→3일 의견분분
23일 서울 시내 한 서점에 마스크 착용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통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안을 확정해 발표한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변선진 기자] 정부가 23일 발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안은 특정 시기를 정하기보다는 해제 논의가 가능한 기준을 정했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방역 부담이 완화되는 시점에 2단계로 나눠 충격을 완화해 실내 마스크 해제를 연착륙시키겠다는 판단이다. 다만 코로나19 겨울 재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증화를 막을 동절기 추가접종이 저조한 상황에서 재차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준 4개 중 1개만 충족
방역당국은 먼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되, 유행 상황과 시설별 위험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했다. ‘환자 발생 안정화’ 측면에서는 주간 환자 발생이 2주 이상 연속으로 감소하는 것을 상정했다. ‘위중증·사망자 발생 감소’는 주간 위중증 환자 수가 전주 대비 감소하면서 치명률이 0.10% 이하로 낮아야 한다. 의료 대응 역량 측면에서는 4주 내 동원 가능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 50% 이상, 고위험군 면역 획득의 경우 추가접종률 기준 고령자(60세 이상) 50%·감염취약시설 60%를 제시했다. 이 4가지 중 2가지 기준을 충족하면서 신규 변이 또는 해외 상황에 따라 단기간 내 환자 발생이 급증할 우려가 없어야 실내 마스크 의무를 권고로 할 수 있다.
기준이 충족돼 일차적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더라도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의료기관·약국, 일부 사회복지시설, 대중교통 내에서는 당분간 착용해야 한다. 이후 국내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 또는 주의로 하향되거나 법정감염병 등급이 현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되면 2단계 조정이 시행된다. 2단계에서는 착용 의무가 유지된 일부 실내 공간에서도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상황에서만 착용을 권고하는 방역수칙 생활화로 전환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의료대응 역량 1가지만 충족한 상황이다.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겨울 재유행세로 인해 증가하고 있고, 추가접종률도 이날 기준 고령자 28.8%, 감염취약시설 48.9%로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와 새 변이인 BN.1의 국내 점유율이 20%를 넘기면서 단기간 내 환자 발생 급증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당장 기준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방역지표 악화 변수"
정부가 제시한 실내 마스크 해제 기준과 별개로 국내 방역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독감 유행 확산에 따른 ‘트윈데믹’(감염병 동시 유행)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2월11~17일) 독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41.9명으로 전주(30.3명)보다 38% 늘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상황에서 실내 마스크 해제는 필연적으로 확진자, 위중증·사망자 수 증가로 이어진다"며 "우려스러운 면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겨울 재유행이 쉽사리 가라앉을지도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BN.1 변이 확산이 유행 정점을 찍는 시기를 늦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겨울 재유행 중 확진자와 위중증·사망자는 연일 증가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BN.1 등 신규 변이가 늘고, 추운 날씨에 3밀 환경도 조성돼 방역지표는 나쁘게 흘러가고 있다"며 "미국 등 해외는 연말연시를 맞아 코로나19 증가세에 대한 대응 방안이 발표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로 흘러가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백신 접종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항바이러스제 투여, 미비한 의료체계 보강 등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거쳐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안을 확정해 발표한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7일→3일’ 격리 의무 완화 갑론을박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와 함께 격리 의무 완화도 논의되고 있다. 전날 당정협의회에서 여당은 확진자 격리 기간을 현행 7일에서 3일로 줄이자는 의견을 방역당국에 전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의료진은 감염됐을 때 3일 정도 격리기간 이후 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데, 현재 국민은 일주일 격리가 의무화돼있다"면서 "이에 대한 규정을 손을 봐서 3일로 통일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신중한 입장이라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엄 교수는 "격리 기간을 3일로 줄이면 감염을 시킬 수 있는 환자가 그만큼 공공장소에 많이 돌아다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왜 3일인지에 대한 합리적 근거나 기준이 없고, ‘아프면 쉬는 문화’가 제대로 정착이 안 될 수 있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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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 또한 "해외에서 격리 의무를 권고로 두거나 7일보다 짧은 사례를 두고 우리나라도 격리 기간을 완화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이는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 의료대응이 불가능했던 현실의 이면을 간과한 것"이라며 "숨은 감염자에 더해 확진자가 폭증하는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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